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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싸이코 패밀리라도 괜찮아 : 어느 조울증 가족이 정신질환과 동행하는 법
저자 고직한, 김정희
출판사 잉클링즈
출판일 2024-01-19
정가 16,800원
ISBN 9791197598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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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낙인과 편견에 맞서는 역설적 선언 고직한 김정희

1. 상처 입은 치유자들의 과거
예고 없이 덮친 쓰나미 | 첫째의 발병 요인 | 가족 내 병력 | 큰 고통이 큰 그릇 만든다?

2.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정신질환의 다양한 스펙트럼 | “놀메 하라우” | 〈조우네 마음약국〉의 시작

3. 두려움과 더불어 살아가다
둘째의 발병과 종교망상 | 발병 원인과 치료 방식에 대한 고충 | 엄하고 단호한 사랑이 필요할 때 | ‘두려움’과 동행하는 삶 | 와이 미? 와이 낫 미!

4. 곁이 되어 주는 이가 있는가
아픔을 이해받는 공간, 〈조우네 마음약국〉 | ‘파도타기’의 기술이 필요하다 | 누가 ‘곁’이 되어 주는가 | 용납과 포용의 공동체가 있는가
5. 현재를 지켜야 미래가 열린다
현재 관심사: 〈조우네 마음약국〉, 아둘람, 삼남매 | ‘싸이코 패밀리’에서 ‘패밀리 미니스트리’로 | 유튜브, 〈조우네 마음약국〉, 교회 성장 | 직장 생활이 약이 되다

6. 아픔의 연대가 낳는 힘
동병상련, 아픔의 연대 | ‘안전지대’와 ‘견고한 진’ 허물기 | ‘신경신학’ 관점으로 본 탕부 하나님

7. 지치지 않고 걷는다
아둘람 수련회 이야기 | 아둘람 모임과 ‘4대 웨어’ | 오픈 다이얼로그와 자가활동약 | 인식 개선, 이해의 확장을 향하여

닫는 글: 교회로 향하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 이범진

부록 1: 삼부자 인터뷰 ‘조울러’를 아시나요?
부록 2: 추천도서 〈조우네 마음약국〉 독서밴드에서 읽은 책들
책 속에서

1995년 중학교 2학년이던 큰아이에게 조울증이 발병했습니다. 우울증과 조증이 롤러코스터처럼 반복되었는데, 가족에게는 거의 지옥처럼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조증일 때는 과도하게 자아가 확대되고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게 됩니다. 충만하다 못해 범람하는 그 비정상적인 에너지는 예측 불허의 방식으로 나타났습니다.
7, 8년 후쯤 대학교 2학년이던 둘째에게도 조울증이 나타났습니다. 둘째 역시 조증일 때는 비정상적인 에너지가 넘쳐났는데, 심야 클럽을 가야겠다고 졸라 댔습니다. 야심한 시각에 홍대 앞 클럽을 가겠다는 작은애를 차에 태워 한강 다리를 건너가는데, 그대로 차를 몰아 강으로 뛰어들고 싶었습니다.
두 아들의 조울증 발병 이후 첫째는 정신병원을 네 번, 둘째는 열세 번 입원했습니다. 두 아이가 입원한 기간 동안 우리는 모두 합쳐 지옥을 쉰 번 정도 다녀오는 경험을 했습니다.
- ‘여는 글’에서

자녀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을 때, 보호자의 삶도 같이 무너집니다. 이런 절망 속에서 어떻게든 아이를 먼저 살리려고 자기가 하던 일과 일상을 다 포기하곤 하지요. 그런데 단기간 치료에만 집중해서 병이 낫는다면 다행이지만, 조울증의 경우 완치가 어렵거든요. 당뇨나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할 질병이지요. 또 자녀에게도 자율성이라는 게 있는데, 24시간 아이와 붙어 있는 상태는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더 안 좋은 상황에 빠지게 만들어요. 제 경우는 그래서 열심히 유아교육 일에 계속 전념하면서 에너지를 얻고, 그 힘으로 다시 자녀를 돌봤던 것 같아요. 물론 모두 저와 같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게 얘기할 때는 무척 조심스럽죠. _46쪽

‘나 때문에 아이가 이렇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은… 아마 모든 부모가 그렇게 느낄 거예요. 다만 그게 진실이 아니라는 생각을 붙잡고 있어야겠죠. 아이에게 미안하니까 끌려다니면 자녀를 컨트롤하지 못하게 되고, 치료가 채 되기도 전에 퇴원을 시키면 상태는 더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