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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기억의 기억들
저자 마리야 스테파노바
출판사 복복서가
출판일 2024-01-25
정가 19,800원
ISBN 979119111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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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장 타인의 일기 … 11
2장 시작에 대하여 … 33
3장 사진 몇 장 … 60
4장 죽은 자들의 섹스 … 77
1942년 또는 1943년의 료냐 구레비치 … 94
5장 알레프와 그것이 나를 인도한 곳 … 100
6장 사랑의 관심 … 112
7장 불의와 그 면면들 … 126
콜랴 스테파노프, 1930 … 141
8장 해진 구멍과 전환 … 143
룔랴 프리드만, 1934 … 159
9장 선택의 문제 … 168

2부
1장 젊은 이드가 몸을 숨기다 … 189
사라 긴즈부르크, 1905~1915 … 205
2장 셀피와 그 결과 … 222
3장 골드체인은 더하고 우드먼은 뺀다 … 241
4장 만델스탐은 버리고 제발트는 모은다 … 262
룔랴 구례비치, 1947 … 282
5장 한편과 다른 한편 … 284
6장 샤를로테 혹은 불복종 … 302
스테파노프네, 1980, 1982, 1983, 1985 … 326
7장 야곱의 목소리, 에서의 사진 … 336
8장 료디크 혹은 침묵 … 353
9장 요셉 혹은 순종 … 398
10장 내가 모르는 것 … 422

3부
1장 운명은 피할 수 없다 … 455
2장 육아실에서 온 료냐 … 496
3장 소년들 그리고 소녀들 … 535
4장 사진사의 딸 … 569
기억의 본질과 기록의 의미에 대한 경이롭고도 시적인 탐구

‘나’는 갈카 고모의 죽음을 계기로 자기가 써야 할 이야기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자신의 가계임을 깨닫고는 흐릿한 사진 몇 장, 불완전한 기록 몇 줄에 의존해 지난 세기 격동의 현장을 관통해 살아남은 조상들의 삶을 불멸의 기록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이상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이 보잘것없는 사건들 속에 고모가 불멸의 존재로 만들고 싶었던, 중요한 증언은 없지만 뭔가 이야기를 가진 텍스트, 불속에 던져져 재로 변하지 않을 텍스트 속으로 꼭 데려오고 싶었던 어떤 기쁨의 실체가 담겨 있는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고모는 성공했다. (21-22쪽

그러나 자신이 조상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증조할머니인 사라 긴즈부르크처럼 혼자 프랑스 파리에 가서 의대를 졸업한 후 러시아로 돌아와서는 볼셰비키로 혁명에 참여했다가 이후 신분을 세탁하고 시골에 숨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며 살았던 문제적인 인물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은 차르의 폭정, 러시아혁명, 두 차례의 세계대전, 홀로코스트, 레닌그라드 포위전, 그리고 스탈린 시대로 이어지는 역사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과거에 대해 침묵하는 법을 배웠고,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없애버렸다. 그리하여 가족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출처가 불분명한 설화처럼 남는다. ‘나’는 작은 단서들에 의지해 가족사의 흔적을 좇아 유럽과 러시아 곳곳을 찾아다닌다. 그렇게 찾아낸 공문서, 건물, 사진, 편지, 일기 들이 간직한 기억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나’는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를 대중에게 드러낼 때 모든 작가가 겪는 어려움에도 직면하는데 “언젠가 내가 가족 이야기를 책으로 쓰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이네들에 대해 말하고 이들을 대신해서 말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지만, 첫발을 떼기가 두려웠고 (… 공개하지 않은 전체 가족사에서 어느 부분에 조명을 비춰야 하는지, 또 어느 부분을 어둠 속에 남겨두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