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 때문에 불편해진 사람들
인류 문명은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인간의 생활을 급격하게 바꿔 놓았지요. 그것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편리한 생활을 가져다주었지만, 반대로 배움을 어려워하고, 속도가 느린 이른바 ‘기계치’들에게는 이전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생활이 되었습니다. 인간 생활의 편리를 위한 과학의 발달이, 모두에게 적용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쏟아지는 눈보라를 헤치며 공연장에 도착했는데 공연장 직원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어.
“아이고, 먼 길 오셨는데 어쩌죠. 할머니, 여기선 콘서트 표 안 팔아요.”
“딱 두 장만 사면 돼요, 딱 두 장만.”
“드리고 싶어도 드릴 수가 없어요. 온라인으로만 표를 판매해서요.”
그 말에 오들희 할머니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뻔했어.
“어휴, 인터넷 못하면 표도 못 사고 콘서트도 못 가는 거야? 진짜 너무하네. 기계치는 어쩌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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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충전 완료>는 화자인 스마트폰을 통해, 디지털 세상이 또 다른 경계를 만들고 있음을 경고합니다. 그리고 배움의 속도가 느린 사람들의 입장을 이야기하며, 건강한 사회 발전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한쪽의 편리만이 강조되는 세상이 아니라, 적응이 더디고 느린 이들을 보듬어 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타인의 속도를 기다려 주는, 배려하는 사회
과학의 발달은 ‘속도’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빨라야 더 성능이 좋은 것으로 인식되지요. 이러한 빠른 속도는 사람들의 생활 태도도 바꾸고 있습니다. 조금만 늦어도 못 참고, 쉬이 흥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또, 더디고 느린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점차 사라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오들희 할머니가 키오스크 앞으로 바짝 다가섰어.
“제일 먼저 ‘시작’ 누르고. 응? 글씨가 작아서 잘 안 보이네.”
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