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찻상이 내게 가르쳐준 것
1장 조건 없는 사랑의 공간
― 내 삶에 들어온 일본 다실
― 보석 같은 델라웨어 포도송이와 프랑스 자수점
― 아날로그 시대의 런던 찻상
― 파리에서는 누구나 단골다방을 갖고 있다
2장 그 물빛을 좇아
― 교토의 정갈한 다실을 탐방하다
― 애프터눈티와 크림티, 일상의 짐 내려놓기
― 그해의 동방미인을 나는 이후 찾을 수 없었다
― 중국 차점에서 우아한 향의 세계를 맛보다
― 서울, 백차를 닮은 그녀의 찻상
― 살롱문화를 찾아 통영으로
― 녹차를 닮은 보통의 인생
― 환상의 레모네이드와 마이클 잭슨
3장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찻상문화
― 그들이 있는 뉴욕 칼라일 티룸의 따스한 향기
― 보이차와 어둠이 내려앉은 몬토크의 텅 빈 국도
― 아름다운 정원에서 독일의 오스트프리즈란트식 찻상을
― 나는 자연과 다회를 연다
작은 찻상이, 작고 외로운 인간을 변화시킨 순간
차보다 찻상에 먼저 반해 차의 세계로 들어온 티소믈리에이자 플루티스트인 연희 작가의 첫 에세이. 20여 년간 저자는 여러 나라에서 플루트를 연주하거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오랜 방랑의 생활을 이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한곳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방인의 삶에 피로를 느꼈고, 이 넓디넓은 세상에서 자신은 유독 미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인 것 같아 마음이 움츠러들었다.
2013년 여름, 저자는 파리 체류 중 작은 연주회를 가진 뒤 화려한 방돔 광장 골목에 자리한 일본 다실 ‘토라야’를 방문하게 되었다. 5백 년 전통을 가진 교토 토라야의 소박한 분점이었다. 토라야의 차분한 다실로 들어가 따뜻한 차 앞에 앉은 순간,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낀 저자는 스스로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곰곰이 들여다본다. 그리고 의식 저편에 잠재해 있던 어린 시절 기억을 끄집어올린다. 그것은 가까운 이의 상실을 겪은 자신 곁에 줄곧 있어준 친척 언니와의 추억의 찻상놀이였다.
토라야에서의 자각을 계기로 저자는 찻상이 만들어내는 어떤 사랑의 세계에 애착을 품고 이를 탐구해나간다. 런던, 파리, 뉴욕, 교토 등에서 찻상을 통해 서로 매우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자신을 더 깊게 이해하고 스스로의 마음과 천천히 걸어가는 법을 배운다. 하루에 단 몇 분 동안만이라도 차분히 차를 마시는 문화는 우리를 어떤 사람으로 변화시킬까? 우리가 함께 앉아 있는 테이블은 작아도 공유하는 사랑은 크다.
각 도시의 단골다방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돌봄의 공간을 탐구하다
『돌봄의 찻상』에서는 두 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가 자신의 단골다방들을 비롯해 유명한 차점 등을 탐방하며 찻상 세계를 탐구한 이야기와 찻상 앞에서 스스로에게든 무엇인가에게든 돌봄을 받은 이야기가 각 에피소드에 녹아들어 있다.
거리에 가스등이 남아 있고 아직 휴대전화 사용이 대중적으로 퍼지지 않은, 아날로그 시대의 런던에서 유학하던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