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 문학을 쓸고 문학을 닦고
복희
갈등의 구조
낮 동안의 일
구례
이번 생(生은 기린입니다
처서
살구
조용한 가족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순례
세상에서 가장 큰 바위 이야기
맥락
잠든 양들이 걸어다녔다
한밤의 트램펄린
제2부 - 소나무 아래 종이비행기를 묻고
비행운
웨이터의 나라
보아뱀과 오후
집밥은 왜 질리지 않는가
평화로운 천국
사라오름
물의 때
흰 까마귀가 있는 죽음의 시퀀스
살아남은 여자
김연*씨 보호자님
푸르고 투명한
검은 짐승의 눈빛과 마주칠 때
제3부 - 타투 안으로 들어온 새
타투 안으로 들어온 새
위치와 좌표
바람의 바람
또 하나의 머리
멀고 외로운
여행의 목적
두꺼비
튀어라 벼룩
저 울음도 약이 된다고
그리운 눈사람
초파일에 비
빨갱이
동행
그 새는 하늘로 날아갔다
제4부 - 맑은 종소리가 천천히 네번 울린다
아무 생각
처음의 아이
상관숲
템플스테이 일주일
히말라야
장호항 갈매기
오늘의 갈대
거울의 이데아
축제
고양이는 다 알고 있어
새벽 네시를 알리는 맑은 종소리가 천천히 네번 울린다
개와 손님
운주사
곰이다
해설|김수이
시인의 말
“영원이 시작되는 지점처럼
환하게 뚫려 있는”
삶과 사랑이 흐르는 언어의 은하수
별처럼 많은 ‘너’를 잇는 ‘나’의 이야기들
생사가 명멸하는 깊고 아득한 시적 세계
첫 시집에서 “뭇 생명들의 실상”을 탐색하며 탄생과 성장의 서사를 전개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성장 이면의 세상으로 서사를 확장시키며 “몸-삶의 흐름이 끊기고 성장이 정지된 세계”의 실상과 “고통스러운 죽음과 소멸”(해설에 직면한 현대인의 삶을 다양한 측면에서 포착한다. 지난 시절의 “모든/기억은 와르르” “잊어버리는 게 생존의 기술”(「웨이터의 나라」이 되어버린 냉혹한 자본사회의 인간을 시인은 “아무도 없는 공터”에서 홀로,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트램펄린을 뛰는 사람들”(「한밤의 트램펄린」에 비유한다. 그러나 비상과 추락을 반복하며 도달하는 곳은 결국 제자리일 뿐, 시인은 이러한 제자리걸음을 “어느 날 불편한 자세로 물을 먹다가 사자에게 심장을 바치”고 난 후 “숨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 곳을 바라보는 버릇”(「이번 생(生은 기린입니다」이 생긴 ‘기린’의 생(生과 다름없음을 직시하고,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게”(「조용한 가족」 된 소통 부재의 현실과 불화하는 존재들의 고통을 정밀하게 투시한다.
시인은 뭇 생명들이 서로에게 고통 혹은 죽음으로 전이되는 비애의 순간을 감각적인 이미지와 직설적인 표현으로 그려낸다. “갯벌 위 생명들 온데간데없이 사라”(「물의 때」지고, “돼지가 멀쩡하던 돼지를/소가/젖을 문 송아지와 뿔이 솟은 성난 소를 끌고 가//산 채로/구덩이를 파고 묻어버”리고, 급기야 “사람이 사람을/자동차가 자동차를”(「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덮치고 짓이기는 참혹한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연이 붕괴되고 죽음과 소멸로 황폐화된 세계에서 “죽음은 죽음이 덮쳐오는 줄도 모른다”(「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그럼에도 시인은 “죽음을 무릅쓰고/누가 나를 낳고 있는”(「처서」 죽음과 탄생의 역설적 전이, 서로 “다른 시간을 반짝이며/태어나고 사라지기를 멈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