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꽃 : 마음, 말, 꽃
1. 생각꽃 : 생각씨앗을 틔워 삶을 가꾸다
나란꽃 함꽃 여러꽃
억지로 ‘만들’ 수 없는 말
엄마쉼 아빠쉼
순순순순
순이돌이
막말잔치
가을에 기쁘게 짓는 말
2. 마음꽃 :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 우리 마음
수수밥
길벗
꽃바르다
햇사랑
집옷밥 밥옷집 옷밥집
책숲마실
봄내음 피어나는 말
3. 살림꽃 : 살리며 살아가는 살림누리
집
작은이로서 나사랑
손수 짓는 살림을 잃으면
다람쥐를 다람쥐라 못하다
‘가정주부’가 아닙니다
달콤멋으로 ‘한말날’을
실컷
4. 노래꽃 : 숲에서 어깨동무하며 부르는 노래
도꼬마리와 ‘이름없는 풀꽃’
모두
봄샘
낱말책
도무지
고운말 미운말
한모금
부딪히는 말
5. 푸른꽃 : 쉬운말이 사랑, 작은말이 살림
키
마
묻다
참
꿍꿍쟁이
구체적
자유
6. 말글꽃 : 새마음으로 가는 길, 새넋으로 스스로 피어나는 꽃
파랗다 푸르다
‘쉬운 말’이 있을까
우리말을 어떻게 배울까
나의 내 내자
‘호스피스’와 ‘플리마켓’
작은소리
한글·훈민정음·우리말
7. 지음꽃 : 우리말을 우리글로 담는 하루, 사투리
다른 다양성
전쟁용어 씨앗
탈가부장
밥꽃에 잘 먹이는
이해, 발달장애, 부모, 폭력
이루는 보람
첫밗 첫꽃 첫씨 첫발
8. 덧꽃 : 풀꽃나무를 토닥이며, 들숲바다를 품으며
못 알아듣겠소만
말은 마음을 가꾸고
쉬운 말로 푸르게
지지배배 한글날 보금숲
‘문해력’이 뭐예요?
닫는꽃 : ‘-의’ 안 쓰려 애쓰다 보면
군꽃
낱말꽃
‘우리말’이라는 징검다리로 글과 마음과 생각을 잇다.
사람과 사람을 사랑으로 이으며 어린이와 어른을 잇고,
풀꽃나무와 어깨동무하며 온누리를 품다.
우리가 쓰는 말 안엔 우리가 바라거나 누리는 삶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슬기롭게 가다듬은 말은 주변을 돌보고 가꾸며 사랑을 꾸리는 힘을 품는다. 삶이 고스란히 말이 된다. 그렇기에 말에는 힘이 있다. 우리말(한글은 소리뿐만 아니라 뜻(마음도 함께 담는다. 가령, 우리말 ‘말’과 ‘마음’, ‘맑다’와 ‘물’은 말밑이 같다. 우리말 ‘이야기’와 ‘잇다’, ‘있다’와 ‘이다’, ‘이제·이곳’은 말밑이 같다. ‘바라보다’와 ‘바라다’, ‘바람·바다’, ‘밭·바탕·밖’, ‘밝다·밤’도 말밑이 같다. 마음을 물처럼 맑게 나타내기에 ‘말’이며 서로 말을 이어서 이제 이곳에서 함께 있는 사람인 말이기에 ‘이야기’인 것이다.
서른세 해에 걸쳐 우리말사전을 돌봐온 최종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우리말을 모으고 보살피며 가꿔왔다. 훈민정음(세종대왕부터 한글(주시경에 이르기까지 배움말(학술 얼거리뿐 아니라 나고 자란 인천에서 익히 들은 바닷말, 전남 고흥으로 삶터를 옮긴 후부터 늘 아이와 함께 누리는 숲말, 이 나라 곳곳을 누비며 거의 모든 헌책방에 들러 묻히거나 잊힐 뻔한 헌책에서 캐낸 말과 글에 이르기까지. 뒤에도 드물었고 앞으로도 드물 것이 분명한 우리말 돌봄이이자 말꽃지기(사전편찬자인 최종규는 오늘도 매만지며 돌본 말과 글에 하나둘 갈래를 나누고 세우는 일을 이으며 사람들 살림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말꽃》은 우리말과 외국어를 구분 짓고 잘못 쓰거나 틀린 말을 바로잡는 데 열을 올리기보단 삶을 가꾸는 말, 생각을 가꾸면서 마음을 북돋우는 말과 글이 가진 힘을 두루 알리는 데 힘쓴다. 우리말이 생각과 생각을 잇고, 삶과 삶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사랑으로 잇는 징검다리라 여긴다. 우리말 바탕이 어깨동무임을 알아낸 것 또한 이런 뜻을 바탕으로 한다. 섬기거나 아끼는 마음은 있되, 위아래가 아닌 어깨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