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대추격전
솔이네 가족이 바닷가로 캠핑을 왔습니다. 한바탕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슬슬 배가 고파 올 즈음이었지요, 솔이가 아이스박스에 고이 담아 온 알이조아 초콜릿을 꺼내 드는데, 엄마가 귀신같이 알아채고 잔소리를 합니다. “안 돼! 밥부터 먹고. 밥 다 됐어.” 그런데 솔이가 아이스박스 위에 슬그머니 내려놓은 알이조아를 갈매기가 휙 채 갔지 뭐예요! 아마도 진짜 알인 줄 안 모양입니다. 솔이는 고기도 구워 먹고 마시멜로도 구워 먹느라 알이조아는 까맣게 잊어버렸고요.
하지만 알이조아는 아이스박스로 돌아갈 생각뿐입니다. 언제 솔이가 찾을지 모르니까요. 알이조아는 갈매기가 잠든 새 살금살금 미역 줄기를 타고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러다 그만 주르륵 미끄러져 게들이 쌓은 모래성을 무너뜨리고 말지요. 잔뜩 성이 난 게들에게 쫓기다가 다행히 솔이의 오리 튜브를 만나 함께 바다로 도망치지만…… 이번에는 대왕 문어가 먹이인 줄 알고 삼키려 듭니다. 게다가 알이 없어진 걸 알고 쫓아온 갈매기까지! 바다에선 대왕 문어와 갈매기가 쫓아오고, 바닷가에선 게들이 집게발을 짤각대며 기다리고……. 알이조아는 무사히 솔이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어린이가 충분히 환대받고 사랑받는 세상
어린이는 누구나 세상 모든 것이 나처럼 살아 있다고 믿는 시기를 거칩니다. 나처럼 느끼고 나처럼 생각하는 사물로 둘러싸인 세계, 윤정주 작가의 〈꽁꽁꽁〉 시리즈는 그런 물활론적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여전히 어린이처럼 생각하고 어린이처럼 느끼는 작가이기에 꾸준히 그 세계에서 이야기를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이지요.
윤정주 작가가 불러낸 냉장고 마을의 주민, 그러니까 꽁꽁꽁 친구들은 어린이에게 더없이 호의적입니다. 어린이가 실망할세라 그야말로 전심전력을 다해 때로는 아빠가, 때로는 호기심쟁이 달걀들이, 때로는 갈매기가 친 사고를 수습하지요. 그리고 그 수습의 결과물은 어린이에게 기쁨이 됩니다.
전작 《꽁꽁꽁 좀비》와 《꽁꽁꽁 아이스크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