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고양이 스웨터 - 알맹이 그림책 62 (양장
저자 오이카와 겐지. 다케우치 마유코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출판일 2023-03-10
정가 16,800원
ISBN 9791162102008
수량
부끄럽고 슬플 때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매일 아침, 소박한 아침 식사와 화창한 날씨가 찾아올 테니까!

『고양이 스웨터』는 뒤죽박죽 엉뚱한 이야기만큼이나 그림도 자유분방하다. 정교하고 상세하게 묘사하는 대신 과감하게 선을 긋고 쓱쓱 붓질을 해서 유머러스한 그림을 완성한다. 어린아이의 그림 같으면서도 장면이나 클로즈업의 배치는 공들여 고안된 것이다. 멀찍이 고양이의 하루를 관찰하는 듯한 서술 방식도 그림책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준다. 이 고양이를 보라. 종종대지 않으면서도 해야 할 일을 하고, 대충대충 규칙적인 하루를 보내는 이상하고 귀여운 고양이를.

고양이는 성실하지도 않고, 끈기나 참을성도 부족하다. 구멍 뚫린 스웨터를 바꾸거나 수선하지 않는 걸 보면 단정함과도 거리가 멀고, 걸어가면서 통조림을 먹거나 꼬리로 우유를 마시는 등 식사 매너도 엉망이다. 그 대신 고양이에게 넘치도록 많은 것은 부끄러움과 눈물, 잠, 게으름. 고양이는 도토리들에게 놀림을 받으면 부끄럽고 슬픈 나머지 얼굴이 빨개지도록 울고, 시무룩한 얼굴로 잠이 든다. 추위도 잘 타고, 게으르고, 성질도 급하고, 매너도 없고, 부끄러움이 많아 툭 하면 우는 못난이. 그러니까 자기계발이 시민의 덕목이 되어 버린 오늘날, 우리의 고양이는 실격에 가깝다. 그렇다면 『고양이 스웨터』는 한심하고 하찮은 고양이의 하루를 보여주는 것으로 고양이를 나무라거나 흉보는 것일까? 도토리들과 한마음으로 고양이를 놀려 대려는 것일까?

이 그림책의 서술자는 고양이의 부족한 점을 하나하나 나열하지만 그렇다고 빈정대지는 않는다. 그냥 그런 고양이라고 설명할 뿐이다. 고양이는 애초에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단정한 고양이가 되려고 한 적도 없다. 잔뜩 울고 잠이 든 고양이는 다음 날 아침, 아주 일찍 일어난다. 식빵과 홍차로 간단한 아침을 먹고 나서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 하고 혼잣말을 한다. 우리의 고양이는 이렇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고, 아마도 도토리 모자를 세 개쯤 씌우고 난 다음 금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