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모든 컷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1. 나를 이루어준 세계
사장이 난데 누가 사모요? / 머리 짧은 아이의 생멸치회 / 망둥이 할아버지와 닭 잡는 할머니 / 해가 지는 곳 / 아빠만 믿어 / 기억의 퍼즐 맞추기 / 변사또의 손녀 / 내 별명은 김 변호사 / 열없습니더 / 열네 살의 전학생 / 레즈비언의 사전적 의미 / Thank You / 유명인사와 청국장 / 내가 오그라고 부르던 옥이 / 특별한 사과를 키우는 농부 / 큰엄마 미역국
2. 내가 만난 세계
구조역학 / 빨간 티셔츠 / 따뜻한 필름통과 장갑, 그리고 색연필 / 외장하드 / 우리가 지금 사귀지 않으면 / 초보운전 이야기 / 반지하 영화: hildhood Days /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드는 기계 / 다큐 편집자는 인물을 사랑하게 되지 / 세상엔 다양한 말이 있다 / 정자를 찾아서 / 기적, 미라클
3. 내가 만들고 싶었던 세계
미디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 3미터의 원 / 방송국 14층 사람들 / 새로운 직업 / 우리에게도 생긴답니다 / 이걸 꼭 말로 해야 돼? / 작은 회사 대표의 로망 / 뿌듯함을 전할 기회 / 나리 님은 멘토가 있어요? / 대표의 냄비는 광이 난다 / 멘토
4. 내가 만나는 세상 Ⅰ
코리아 치킨, 몽골 홀스 / 말레네의 책 / 독일의 이것들이 그리웠다 / 용기 / 두 번째 차 / 불혹의 은퇴자 / 지게차 면허증을 땄다 / 인생 이모작 / 소년은 울지 않는다 / 말을 참 예쁘게 해 / 못하지만 잘하고 싶다 / 그 청년 / 어떤 한 사람 / 집 / 불이 났다 / 백반집 사장님
5. 내가 만나는 세상 Ⅱ
갑자기 부부가 남남이 됨 / 우리는 서로의 전처가 되었다 / 고양이의 여행 / 섬에서 떠날 수 없어서 / 세면대 설치하는 사람 / 회사빚 다 갚았어 / 부지런한 텃밭일 / 칡넝쿨과의 전쟁 / 집주인 선생님 / 바뀐 생활 / 소비하지 않는 사람이 덜 초라한 곳 / 고양이의 돌봄 / 우리가 지금 아니면 언제
6. 내 세상이
“삶은 그렇게 납작하지 않아요.”
한 사람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 같다. 이 책은 어떤 한 사람, 사랑, 삶을 담아낸 한 편의 영화이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그는 들쑥날쑥한 유년시절을 보내며 열 곳의 학교를 옮겨 다녔다. 결혼식에선 드레스를 입고 싶지 않았기에 턱시도를 입었다. 느린 영화를 편집하는 사람이었다가 가장 빠른 방송 매체를 만들기도 했다. 수많은 나라와 도시를 여행하며 살았지만, 가장 오래 지낸 도시 베를린을 집처럼 여긴다. 그는 섬을 떠날 수 없어서, 아직 육지로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아서, 제주 여행 중 텃밭 있는 집을 얻어서 이사를 감행한다. 그렇게 제주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이 책 <삶은 그렇게 납작하지 않아요>를 썼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어디든 가고, 무엇이든 배우며 살아가는 사람. 사랑에 기대어 제 삶의 모양을 만들어가는 그는 아주 용감한 사람이다.
이 책은 그의 납작하지 않은 삶을 편집한 한 편의 영화이다. 영화는 크게 오각형으로 뻗어나간다. 하나, 기억의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어린 시절. 둘, ‘오픈리 레즈비언’으로 사랑하며 사는 모양. 셋, 영화와 연대를 배웠던 독일 베를린 시절. 넷, 수없이 바뀌어온 직업의 세계. 다섯, 꿈꾸는 삶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피앙세’와의 지금. 이야기는 때로 거칠고 캄캄하지만, 그는 언제나 특유의 유머로 담백하게 담아내고, 그리하여 끝내 포근하게 우리를 감싸 안는다.
“우리는 가족을 이루고 살기로 했어.”
누군가에겐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미 너무도 자연스러운, 레즈비언의 살아가는 풍경
저자는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드러내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감추는 것으로, 누군가는 내보이는 것으로 저마다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건지도 모른다. 20세기, 그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다. 여자친구가 있었던 그는 같은 반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너 레즈비언이냐?” 단어 뜻을 몰랐던 그가 찾아본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