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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
저자 이타가키 류타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2024-02-06
정가 30,000원
ISBN 979115612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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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장] 식민지의 다언어 사용자
1. 행하기에 앞서 존재한다
2. 언어학자로의 길
3. 말과 사상

I. 구조와 역사: 김수경 언어학의 시작
1. 구조언어학과 역사언어학
2. 훈민정음과 음운론
3. 조선어사를 현대에 접속시키다

[제2장] 해방과 월북
1. 38선을 넘을 때까지: 두 종합대학 사이에서
2. 월북 후의 활동
3. 언어정책과 정치

[제3장] 배낭 속의 수첩: 한국전쟁과 이산가족
1. 회고록의 생성: 가족 이산의 원점을 회상하다
2. 문체와 리얼리티
3. 수기에 새겨진 전쟁터
남으로|북으로 후퇴|다시 ‘남진’

II. 조선어의 ‘혁명’: 규범을 창출하다
1. 새로운 문자체계와 김두봉의 문자사상
2. 정서법 개혁과 형태주의
두음의 고정 표기|절음부의 도입|신6자모의 도입|형태주의의 두 계보
3. 조선어 문법의 구축
《조선어 문법》의 성립 과정|《조선어 문법》의 특색
4. 소비에트 언어학 수용의 맥락

[제4장] 한국전쟁기 학문체제의 개편
1. 전시하의 종합대학
2. 과학원의 출범
3. 스탈린 언어학 논문의 충격

[제5장] 정치와 언어학
1. 문자개혁과 사회주의 나라의 ‘형제’관계
2. 정치적 비판과 언어학적 비판
3. 김수경이 학계에서 사라질 때까지

III. 민족의 언어와 인터내셔널리즘
1. 스탈린 논문의 수용
2. 조선어 문법의 재정립: ‘토’의 이중성
3. 형태주의의 폴리틱스

IV. ‘주체’의 조선어학
1. 문법이론의 ‘주체’ 확립을 둘러싸고
‘토’를 둘러싼 논쟁|형태론에서의 ‘주체’
2. 조선어 문체론의 구축
문체와 문풍|김수경의 문체론
3. 조선어학의 ‘주체화’
정서법의 재개혁|조선어학사의 혁명 전통화|이론적 권위의 일원화

[제6장] 재회와 복권
1. 이주와 정주, 이산과 연결
한국전쟁 전의 이주와 가족|한국전쟁과 이산|남에서의 정착과 북미로의 이민|편지 교환과
“남북한 통틀어 20세기 최고의 국(언어학자 중 한 명”
분단시대 한 지식인의 신산한 삶과 걸출한 성취

왜 지금 언어학자 김수경인가
어쩌다 북한 인사들 또는 북한 언론을 접할 때면 우리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로동당(노동당, 력사(역사, 리론(이론 등의 말에서 이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민족’의 주요 결정 요소 중 하나가 동일 언어인 만큼 이런 낯섦을 줄여나가는 것은 우리 겨레의 앞날을 위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언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북한의 언어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언어학자가 김수경이다.
그는 현행 북의 철자법의 기초가 된 《조선어 철자법》의 초안을 만들었고, 해방 직후 북에서 최초로 공간된 《조선어 문법》을 비롯하여, 1954년에 간행되어 중국과 일본의 동포들에게까지 널리 교육된 《조선어 문법》을 집필했다. 한마디로 김수경은 해방 직후부터 1960년대 중반 무렵까지 북한 언어학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한 언어학자이자 언어정책의 설계자로 그를 빼놓고는 북한의 언어학을 빼놓을 수 없다. 한때 남북 화해 무드를 타고 시작되었던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사업이 지지부진한 만큼 더욱 그동안 잊혔던 언어학자 김수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북한 어문의 기틀을 마련한 언어 천재
김수경은 10개 국어 이상을 구사한 언어 천재였다. 그는 경성제대 본과에 진학하면서 언어학에 뜻을 두었는데, 지은이는 “어학에 능통한 청년에게 여러 언어에 두루 걸쳐 있는 일반언어학의 세계가 출구 없는 식민지 상황에서 세계를 개척하는 것으로 비친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것이 ‘마르크스 보이’가 동시에 ‘소쉬르 보이’로도 될 수 있었던 동인은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김수경은 ‘이론/리론, 논리/론리’ 등 이른바 두음법칙을 폐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언어생활에 유익하다는 것을 형태주의 이론으로 명백히 뒷받침했다. ‘스탈린 언어학’의 수용에 앞장서기도 했지만 조사와 용언의 활용어미를 보조적 품사 ‘토’라 규정하여 자주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