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서로를 구해 내고 마는 두 사람의 이야기
시간과 공간을 넘어 당신에게 가닿을 SF 로맨스
로맨스는 어떤 장르와 혼합되어도 매력적이지만, 유독 판타지나 SF와 결합될 때 더 빛을 발한다. 두 인물의 위기가 극적이면서도 환상적으로 그려질 때 로맨스가 주는 감동이 극대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 증명》은 〈어떤 사람의 연속성〉으로 데뷔 후 활발한 활동을 해 온 작가 이하진의 근미래 배경 SF 로맨스 소설이다.
어느 날, 천체물리학자 백영의 집 마당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운석이 떨어진다. 처리하기 곤란해서 운석을 그냥 내버려두었던 백영은, 며칠 뒤 비정상적인 모양으로 쪼개진 운석을 보고 2년 전에 지구를 떠난 양서아 박사를 떠올린다. 그리고 양서아에게 결코 전해지지 못할 이메일을 쓰기 시작한다. 백영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두 사람은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거리에 놓였지만, 한 시도 서로를 잊은 적이 없기에.
《마지막 증명》은 종종 유약하고 나이브하게 여겨지는 ‘사랑’이라는 가치가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많은 이들이 사랑이 이타적이라 말하지만, 사랑은 때로 당사자를 제외한 이들에게 이기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백영이 오직 양서아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거스르고, 양서아가 백영을 구하기 위해 공간을 뛰어넘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마지막 증명》에서는 그러한 사랑의 배타성마저도 결국에는 모든 것을 구원하는 열쇠가 되며, 파멸의 시대에 세계를 지탱하는 힘으로 부상한다. 그러니까 이것은 한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강렬한 마음이 기어코 세계를 구하고 마는 이야기다. 사랑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사랑’이라는 단어가 오용 또는 남용되고 마는 시대에, 《마지막 증명》은 독자들의 마음에 광활한 기적을 선사할 것이다.
전해지지 못한 마음은 결국 어디로 가는 걸까
영영 닿지 못할 우주 너머의 당신께 보내는 편지
《마지막 증명》에 붙일 수 있는 수식어는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