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천년왕국으로(범죄자들
1. 잊었던 여동생 011
2. 신뢰 019
3. 상갓집의 아침 036
4. 동무가 있었다네 047
5. 그들이 나쁜 짓을 한다 058
6. 노신사가 마침내 안식에 들어갔다 070
7. 클라리세의 편지가 도착했다 075
8. 두 사람의 가족 082
9. 아가테, 그녀가 울리히와 대화할 수 없을 때 096
10. 스웨덴식 성으로 이어진 소풍. 다음 걸음의 도덕 108
11. 성스러운 대화. 시작 129
12. 성스러운 대화. 변화 넘치는 전개 140
13. 울리히는 귀환하고 자신이 놓친 것을 장군에게 배운다 170
14. 발터와 클라리세의 새로운 소식. 노출하는 자와 그의 구경꾼들 185
15. 유언장 205
16. 디오티마의 외교적 남편과의 재회 220
17. 디오티마는 읽던 책을 바꾸었다 234
18. 편지 쓰기가 어려운 한 도덕주의자 252
19. 모오스브루거를 향하여 262
20. 라인스도르프 백작이 소유와 교양에 회의를 품다 280
21. 네가 가진 모든 것을 신발에 이르기까지 불에 던져라 299
22. 다니엘리의 정의에 대한 코니아토브스키의 비판으로부터 원죄까지.
원죄로부터 누이의 감정의 수수께끼까지 319
23. 보나데아 또는 재발(再發 341
24. 아가테가 정말 도착했다 364
25. 샴쌍둥이 376
26. 채소밭의 봄 393
27. 아가테가 슈툼 장군에 의해
모임에 적합한 사람으로 즉시 발견되다 427
28. 너무 지나친 유쾌함 437
29. 하가우어 교사가 펜을 잡다 453
30. 울리히와 아가테가 뒤늦게 이유를 찾다 466
31. 아가테는 자살을 하고 싶었고 한 남자를 알게 되었다 479
32. 그사이 장군은 울리히와 클라리세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간다 499
33. 광인들이 클라리세를 환영하다 507
34. 위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라인스도르프 백작과 인 강 534
35. 위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서기관 메제리처 538
36. 위대
사유의 성좌, 미완성의 미학
이번에 발간된 4권은 소설의 3부 「천년왕국으로(범죄자들」를 옮긴 것으로 무질이 1932년에 펴낸 원서의 2권에 해당한다. 나치 정권을 피해 망명생활을 하면서 무질은 집필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1942년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사망함에 따라 『특성 없는 남자』는 영원한 미완성 대작으로 남고 말았다. 그러나 1500페이지에 이르는 대작 소설이 미완성으로 남은 데는 여러 사정이 있었다. 무엇보다 원서 2권이 출간된 이후 독일 나치에 의해 책이 금서 조치를 당하면서 저자가 망명길에 올랐고, 경제적 궁핍과 건강 문제로 더이상 소설 집필이 어려워진 탓이 컸다. 또한 무질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글을 수정하는 데 집착했는데, 이런 강박증 또한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특성 없는 남자』가 미완성 소설로 머물렀다는 사실이 큰 결핍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밀란 쿤데라가 언급한 대로 이 작품은 ‘소설인 동시에 위대한 사유’이며 작품을 끌어가는 힘이 스토리의 전개에 있지 않고 사유와 형상화의 깊이에 있기 때문이다. 무질은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개성에 걸맞은 담론을 주도하도록 소설을 써나갔다. 그러다보니 이 소설은 각각의 인물들이 펼치는 사유의 성좌처럼 읽힌다. 무질이 가다듬은 빛나는 사유의 순간들 덕분에 소설은 영원한 지속성을 부여받는다. 그 점에서 이 소설의 매력은 오히려 끊임없이 완성을 지연시킨 사유의 깊이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성 없는 남자』의 3부는 아버지의 죽음을 맞아 울리히가 평행운동의 소용돌이를 빠져나와 고향에 돌아가서 그간 잊고 있었던 여동생 아가테를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오빠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몇가지 범죄적 사건을 저지르는데, 그중 독자들을 가장 충격에 빠트리는 행동은 아마도 아버지의 관에 ‘가터벨트’를 집어넣은 사건일 것이다. 이 사건은 그녀가 아버지의 권위로 상징되는 규율에 절대 짓눌리지 않는 새로운 도덕적 모험을 감행한다는 점, 또한 항상 머뭇거리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