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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잘못된 단어 : 정치적 올바름은 어떻게 우리를 침묵시키는가
저자 르네 피스터
출판사 문예출판사
출판일 2024-03-20
정가 17,000원
ISBN 978893102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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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왜 좌파마저 민주주의를 위협할까
이안 부루마 사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모든 것이 담론이다: 권력의 새로운 언어
도리언 애벗: 소수자의 테러
대학 문화: 침묵 수도원이 된 대학
언론: 미덕이 된 편파성
데이비드 쇼어: 현실 감각을 잃은 좌파
깨어 있는 자본주의: 착취하되,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이브람 켄디: 관료적으로 영구화된 반인종차별주의
새로운 종교: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크리스토퍼 루포: 우파의 취소 문화
정체성 정치: 좌파의 제 무덤 파기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 생산적 싸움이 필요한 이유

감사의 말
참고 자료
옮긴이의 말: 표현의 자유 vs 잘못된 단어
의견을 말하기보다 침묵을 택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을까?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기에 빠졌다. 인종, 젠더 등 예민한 주제를 다룰 때 단어 하나만 잘못 말해도 경력이 끝장나거나 격렬한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수업에서 인종차별적 단어를 말하지 않기 위해 ‘니그로’를 ‘n……’으로 줄인 축약어를 사용하기만 해도 학생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교수자가 징계받는다. 수십 년간 경력을 쌓은 유능한 기자가 국민 절반이 동의하는 보수 정치인의 의견을 담은 사설을 진보 매체에 실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당한다.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삶을 어렵게 하는 데 인종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기만 해도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받는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언제나 진보를 위한 무기이자 약자들이 특권층의 탄압에 맞서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1920년의 여성참정권 확보, 인종 분리를 금지한 1960년대의 민권법, 미군의 베트남전 철수를 이끈 1970년대의 시민운동, 동성혼 법제화를 이끈 최근의 투쟁 등등. 주류 기득권에 맞서 변방에서 진리와 자유를 추구한 세력에게 표현의 자유는 든든한 친구이자 유용한 도구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깨어 있다’고 자부하는 소수의 사람이 모든 정의와 진리를 독점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의견을 제압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에 딴지를 건다. 진보를 자청하는 세력이 의견의 통로를 좁히려 애쓰는 기이한 상황이다.

정치적 올바름을 주창하는 ‘깨어 있는’ 급진적 소수는
어떻게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가?

독일 진보 잡지 《슈피겔》의 워싱턴 특파원 르네 피스터는 이를 새로운 독단주의라고 부른다. 정치적 올바름에 어긋나는 ‘잘못된 단어’를 공격하는 일에 사활을 거는 새로운 독단주의가 학교, 언론, 기업, 공공기관, 문화예술계 등 미국의 일상생활을 좌우하는 모든 곳에 스며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결과는 참혹하다. 사람들은 자기 의견을 표출해 공격받는 대신 침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