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내 안의 원본
1부 봄
해맞이 / 그들만의 세상 / 늪 / 껌과 초콜릿 / 몸 / 사랑 예감 / 오브제의 기억 / 유채꽃 단상 / 죽을 죄 / 통속적인, 인간적인 / 작심삼일 / 웃은 죄
2부 여름
삼겹살과 프로이트 / 눈맞춤 / 소리 / 벌 / 시간을 거슬러 / 샤갈과 히틀러 / 어머니의 수채화 / 그대 먼 별 / 냉장고를 고치며 / 틈 / 죽순 / 맥주 한 잔 / 대니 보이
3부 가을
썸 / 가을 소묘 / 커피 칸타타 / 오래된 라디오 / 달의 진화 / 심초석 / 낭만의 오해 / 부자 / 애도 / 내 앞에 놓인 잔 / 아무도 모른다 / 을의 반란 / 마이 웨이
4부 겨울
팩트체크 / 쾌락의 이해 / 초상화 / 어물전 천사 / 개와 낭만 / 발 / 아버지의 모자 / 쉘 위 댄스 / 가족사진 / 구석방 / 아하 / 꼴찌의 변
“나는 웃고, 고개를 저어 기억하기를 포기한다. 이름이 대수던가. 그들은 이미 저 달 뒤로 사라졌다. 노래도, 나무도, 벤치마저도 사라졌다. 술을 몇 잔 마신 아들이 창밖을 보며 가만히 노래를 흥얼거린다. ‘달의 몰락’이다.
나를 처음 만났을 때에도 그녀는 나에게 말했지./ 탐스럽고 이쁜, 저 이쁜 달…./ 그녀가 좋아하는 저 달이 지네./ 달이 몰락하고 있네.
시간만큼 엄격한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 어느덧 밤은 깊어 레이저쇼는 그쳤다. 못 한가운데 보름달만 덩실 떠 있는데, 달은 그러나 몰락하지 않았다.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표제작 「달의 진화」 중에서
먼저, 일상의 희로애락을 유머로 품격있게 헤쳐나가는 작가의 여유와 긍정을 담은 작품으로「그들만의 세상」, 「죽을죄」, 「작심삼일」, 「웃은 죄」, 「삼겹살과 프로이트」, 「썸」, 「커피 칸타타」, 「내 앞에 놓인 잔」, 「을의 반란」, 「마이 웨이」, 「꼴찌의 변」 등이 있다. 읽다 보면 웃음이 크게 나고, 눈물도 조금 나게 하는 듯한 수필의 묘미에 즐겁고 행복해진다.
“네 살짜리 막내까지 손가락을 물고 화면에 꽂혀 있었다. 얼굴을 박고 열중하느라 내가 들어간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들만의 세상이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그들만의 세상」 중에서
“…인간의 영혼은 유리알처럼 예민하여 눈길 한 번, 글 한 줄에도 떨림을 경험하고 마침내 부서지기도 하는가 보았다. 〈아하〉의 갈망이다. 밤이 깊었다. 누군가가 소주잔을 들어 건배를 외쳤다. “프로이트를 위하여!” 깜짝 놀란 삼겹살이 서둘러 익기 시작했다.” (「삼겹살과 프로이트」 중에서」
““언니. 어차피 내 앞에 놓인 잔은 자기가 비우게 되더라구요. 제가 지금 그걸 겪고 있잖아요. 결국은 본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니까요. 술이나 마십시다.” … 우리는 각자 내 앞에 놓인 잔을 들어 다시 한번 ‘원더풀’을 외쳤다.”(「내 앞에 놓인 잔」 중에서
어긋남 없이 조화로운 자연에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보고 건강한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작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