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형이 21년 만에 돌아왔다.
어렸을 적 모습 그대로……?!
전 세계 어디든 20분 만에 갈 수 있는 텔레포트 기술 ‘도즈(Doze’가 상용화된 근미래. 일립시스사에서 개발한 텔레포트 캡슐 도즈의 이용 요금은 전 세계 어디든 99달러로 동일하며, 탑승 시각이 지정되어 있지 않아 24시간 아무 때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기상 등 각종 요인으로 인한 지연, 연착 및 취소의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도즈가 개발됨에 따라 지구 전역이 말 그대로 1일 생활권이 되었다.
희수, 태하 형제는 아버지와 함께 뉴질랜드 타우랑가로 가족 여행을 떠날 때 처음으로 도즈를 이용한다. 아버지의 우격다짐으로 추진된 여행은 사실 아버지의 여자 친구와 그녀의 딸 서림을 소개받는 자리였다. 4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배신하는 듯한 기분에 내내 부루퉁해 있던 태하는 형 희수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리고 서림과도 친해지기 시작한다. 여행 마지막 날, 서림에게 선물할 인형을 사느라 태하와 희수는 가족들보다 30분 늦게 출발한다. 그리고 도착한 서울 스테이션, 가족들은 내내 기다리지만 희수는 끝내 도착하지 않는다. 도즈가 상용화된 이래로 해외에서는 몇 건의 실종 사고가 있었지만, 국내에선 남희수가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
시간이 흘러 21년 뒤, 그사이 아버지는 서림의 엄마와 재혼했지만 오래지 않아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고, 서른여섯 살이 된 태하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4년 전부터 무인경비업체에서 일하는 중이다. 형이 실종된 후로 삶의 목적도 없이, 희망도 절망도 없이 살아오던 태하는 어느 날 퇴근 후에 동생 서림의 문자를 받는다. ‘희수 오빠가 돌아왔어.’
도즈 스테이션의 병실에서 마주한 형은 기억 속 모습 그대로다. 시간을 건너뛴 듯 전혀 나이를 먹지 않은, 열여덟 살 모습 그대로인 형. 그날부터 서른여섯 살 동생과 열여덟 살 형의 기이한 동거가 시작된다. 그런데, 형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하다. 간헐적인 두통에 시달리고 잠을 전혀 안 자는 듯 보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