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과 배추를 조물조물, 배추김치예요.
양념과 깍둑 썬 무를 버물버물, 깍두기예요.
양념과 쪽파를 버물버물, 파김치고요.
양념과 총각무를 버물버물, 총각김치예요.
동그란 무는 양념 대신 소금물에 풍덩, 시원한 동치미예요.
드디어 채소에서 김치로 변신에 성공한 김치들은 항아리 뚜껑에서 자기가 최고의 김치라고 자랑합니다.
“나는 맑은 물에서 동동동 헤엄치는 동치미야.”- 동치미
“우리는 네모반듯해서 높이높이 탑 쌓기도 할 수 있지롱.”- 깍두기
“가늘고 길쭉한 내 몸매 좀 보렴.”- 파김치
“볼록볼록 알통이 있는 건 우리 총각김치뿐일걸.”- 총각김치
“아무도 우리 배추김치만큼 화려하지 않아.”- 배추김치
다섯 김치들은 가장 자신 있는 몸짓을 하며 자기 개성을 뽐냅니다. 동치미는 헤엄을 치고, 깍두기는 탑 쌓기를 하며, 파김치는 나풀나풀 쭈욱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총각김치는 알통을 뽐내지요. 마지막으로 배추김치 역시 넙적한 배추 잎을 펼쳐 꽃밭을 만듭니다. 김치들이 그저 잘난 척하며 뽐내는 것 같지만, 이는 곧 바로 각 김치들의 주된 특징입니다. 밝은 색감으로 올망졸망 표현된 그림은 이런 김치들의 특징을 생생하면서도 즐겁게 보여 줍니다.
김치들이 벌이는 장기 자랑을 구경만 하여도 저절로 다섯 김치들의 이름을 배우고 익힐 수 있습니다. 이 유쾌한 만남이 밥상머리로 이어져 김치를 먹을 때마다 김치의 이름과 특징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김치처럼 익어 가는 아이들
갓 담근 생김치들은 자기가 최고라고 잘난 척합니다. 다른 김치들은 안중에 없고, 자기만이 최고의 김치라고 뽐내며 싸우지요. 이럴 때 담근 지 오래 되어 푹 익은 묵은지 할머니가 나섭니다. 할머니는 “김치마다 자기 맛과 모양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그러면서 잘난 척하던 김치들을 모아 둥글게 손 잡게 합니다. 손을 맞잡은 김치들은 커다란 달빛 아래 하나가 되어 빙글빙글 돌며 강강술래를 합니다. “건강 김치 될래. 건강 김치 될래.” 김치들은 모두 유산균이 살아 숨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