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매화를 피우는 법부터
매화를 아내로 맞은 이들의 이야기까지
조선 선비들의 매화 문화사
매화를 좋아하시나요?
눈 속에서 피어난 ‘설중매’, 화병에 꽂아 개화를 앞당긴 ‘병매’,
밀랍으로 만든 ‘윤회매’, 꽃이 피면 한바탕 잔치를 열던 ‘매화음’,
매화를 벗으로, 아내로 삼아 부른 ‘매화군’과 ‘매화부인’,
그리고, 조선의 5대 명품 매화까지
조선시대 꽃과 나무의 문화사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이 매화다. 사군자의 맨 첫 자리를 차지할뿐더러, 엄동설한을 뚫고 꽃을 피우는 것이 여느 꽃들과는 차원이 다르며, 그렇게 피어난 꽃은 특유의 매력적인 향을 뿜었다. 매화가 예로부터 많은 선비들에게 사랑받아 온 이유다. 선비들의 매화 사랑은 다양한 글로도 표현되었는데, 이 책은 조선시대 문사(文士들이 시와 산문을 통해 남긴, 매화를 사랑하고 즐겼던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다. 매화를 키우는 다양한 방법부터 벗들을 불러 한겨울에 피운 매화꽃을 함께 감상하는 매화음, 매화를 벗으로 삼은 이, 또는 그것도 모자라 아내로 삼은 마니아들, 그리고 조선의 5대 명품 매화까지, 조선 선비들의 매화 문화사가 운치 있는 매화 그림들과 함께 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다.
“이름난 매화를 직접 찾아가 눈으로 꽃을 보고 코로 향을 맡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더욱 사랑하는 것은 옛글 속의 매화니, 결국 내 가슴속의 매화인 셈이다. 옛글을 통해 내 가슴속에 피어 있는 매화를 보이고자 한다.”
― 저자의 「서(序」 중에서
설중매
책은 설중매(雪中梅 이야기로 시작된다. 매화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설중매다. 한겨울에 꽃을 피우는 매화는 맑고 매운 절개를 지닌 선비를 닮았다. 16세기 영남의 선비 하항은 기질이 맑아 한 점 세속의 티끌조차 묻어 있지 않다 하여 벗들이 그를 설중매라 불렀다는데, 그만큼 옛 선비들은 설중매를 좋아했고 또 스스로 설중매이고 싶어 했다.
장유는 「만휴당십육영 중 세밑에 피는 강가의 매화」라는 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