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스쳐간 풍경들은 마음속 그림으로 - 그림책 숲 33 (양장
저자 최정인
출판사 브와포레
출판일 2024-01-04
정가 23,000원
ISBN 9791187991236
수량
봄부터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삶의 시간
만남과 이별,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

‘노랑이’와 헤어진 뒤 ‘작은이’는 정처 없이 길 위를 떠돕니다. 그러다가 어느 좁은 골목길에서 검은색 털을 가진 늙은 고양이를 만납니다. ‘작은이’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 검은 고양이는 ‘작은이’의 곁을 지키며 배고픔을 참는 법과 비 오는 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덕분에 ‘작은이’는 길 위의 삶에 적응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었지요. 그렇지만 ‘노랑이’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봄꽃들이 흩날리는 날이면 엄마와 동생과 함께했던 행복했던 지난날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되살아나곤 했으니까요. 그림책 속에서 고양이들의 시간은 봄부터 이듬해 봄까지 이어집니다. 계절이 다섯 번 바뀌는 그 시간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엇갈리듯 교차하는 만남과 이별, 행복과 슬픔을 경험합니다. 그중에 최정인 작가는 특히 봄의 시간을 담아내는 데 많은 공을 들입니다. 어린 고양이들이 행복한 삶의 여정을 시작한 것도 봄이고, 주인공인 ‘작은이’가 동생과 이별한 것도 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봄이 마냥 슬픈 계절인 것은 아닙니다. 어느 순간 그림책에서 엄마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두 번째 봄은 어린 고양이들의 홀로서기를 의미하는 것일 테니까요. 비록 불의의 사고로 동생과는 헤어졌지만 ‘작은이’는 검은 고양이를 만나 또 다른 지혜를 배우며 오롯이 자기만의 삶을 살아갑니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새로운 열매가 돋아나듯 아픈 이별을 감당한 뒤에 어른이 되어갑니다.

그림으로 표현한 애틋한 그리움과 가족의 의미
생명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

최정인 작가는 그림책에 자신에게 영감을 준 고양이에 대한 헌사를 남겼습니다. 그래서인지 길 위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고양이들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유독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짧은 글이 다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 속에 담겨 있습니다. 최정인 작가는 때로는 한없이 따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