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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실격의 페다고지 : 감염병 시대, 실패에 대한 다른 상상 - 여이연문화 8
저자 임옥희, 김미연, 김은하
출판사 여이연
출판일 2022-10-25
정가 16,000원
ISBN 9788991729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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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코로나 시절, 정상성과 ‘실격’에 대한 다른 상상
1. 근대적 주체와 인간이성중심주의
2. 무지의 권력: 모르는 것이 힘이다
3. 정상성/취약성을 다시 생각하기
4. ‘실격’에 대한 다른 상상하기

2장 불구의 시간성: 비장애중심주의 폭력에 대응하기
1. 불구의 시간 그리고 불구의 시간성
2. ≪어둠의 속도≫에 재현된 불구의 시간(성
3. <무브먼트>와 불구의 시간(성

3장 “불구 감정”, 정체성 정치를 넘어
1. “불구 감정”
2. 김원영, ‘잘못된 몸’은 없다: 자긍심과 ‘아름다운 몸’에 대한 갈망
3. 일라이 클레어의 “도둑맞은 몸”과 퀴어 ‘불구 감정’
4. 감정의 끈으로 연결된 정서 공동체의 가능성

4장 능력주의 사회와 인간 실격: 임솔아 소설의 소녀-여성 청년 서사를 중심으로
1. 실격의 인간
2. ‘최선의 삶’이 보여주는 역설: 자발적 탈락
3. 은둔하는 삶과 취약한 자들의 연대 가능성
4. 나자로의 부활을 꿈꾸며

5장 여성 정병러의 소수적 감정 쓰기
1. 삶을 위협하는 질병과 자기배려의 글쓰기
2. 감정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우울의 해방
3. 우울증을 페미니즘의 공유자산으로 만들기
4. 자기를 쓴다는 것

6장 사랑의 취약성과 난잡한 돌봄
1. 정치적 감정으로서 사랑의 취약성
2. 사랑의 취약성으로서 증오
3. 페미니스트 페다고지로서 재생산의 정치
4. 타자의 환대로서 ‘난잡한’ 돌봄
이 책은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에 맞서 취약성, 상호의존, 불구의 시간성, ‘난잡한’ 돌봄을 키워드로 대안적 ‘실격의 페다고지’를 상상하고자 했다. 취약성, 불구의 시간성, 난잡한 돌봄을 긍정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 지금과 같은 경쟁, 혐오, 경멸, 수치심을 자극하는 환경에서부터 공존, 공감, 공생으로 나갈 수 있다. 그런 이유로 필자들은 실격의 페다고지를 페미니즘의 기본가로 삼아 다음과 같은 논의를 개진했다.

먼저 코로나 비상사태는 인간의 취약성과 각자도생의 불가능성을 극명하게 드러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간은 자신의 취약성으로 인해 상호의존적이며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감염되고 변이되는 혼종적 존재다. 근대가 주장한 ‘완전한 인간’은 없다. 인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적이다. 인간에게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들에 의존하여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인간의 완전성, 불멸성, 자율성에 바탕한 오만한 나르시시즘이 아니라 취약성, 상실, 필멸성, 불완전성을 기본가로 하는 ‘다른’ 상상력의 차원에서 SF서사에 주목했다.

두 번째로, 진보적 시간관에 대한 대안으로서 ‘불구의 시간성’에 주목했다. 그것은 장애와 질병을 둘러싼 일련의 담론에 담겨있는 생산, 건강, 젊음에 대한 강박에 주목함으로써 어떤 사람이든 서로 다른 ‘속도’로 살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비장애인들의 ‘규범적 시간성’이 아닌 각각의 개인들이 경험과 환경에 따라 고유한 시간성을 가진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해피크라시 담론에 균열을 내는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획일적 속도전에서 탈락, 낙오, 배제될지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은 물질적 인프라로서 자신의 몸에 축적된다. 불확실한 미래는 불안과 불편(dis-ease, 아픔과 곤궁으로 다가온다. 그들은 건강함을 입증하기 위해 불건강하고 아픈 삶을 살아내야 한다. ‘행복하라’가 정언명령이 된 사회에서 조울증, 우울감, 만성피로, 탈진, 불안과 초조로 인해 깊이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