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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젠더 감정 정치 : 페미니즘 원년, 감정의 모든 것 - 여이연이론 28
저자 임옥희
출판사 여이연
출판일 2016-06-03
정가 22,000원
ISBN 9788991729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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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젠더 감정 정치

1장 젠더 무의식
1. 젠더 무의식의 지형도
2. 젠더 무의식의 귀환

2장 폭력의 에로티시즘
1. 여성폭력이라는 회색지대
2. 윤리적 폭력으로서 나르시시즘
3. 폭력과 죽음의 에로티시즘
4. 폭력의 재배치를 위하여

3장 비체 혹은 호러
1. 메두사 유혹하다
2. 메두사 예수되다
3. 메두사 비체 되다
4. 메두사 되살아나다

4장 마조히즘의 경제
1. 프로이트의 마조히즘 경제
2. 사비나 슈필라인의 생성의 기원으로서 파괴
3. 제시카 벤자민 사랑의 굴레로서 마조히즘
4. 여성적 주이상스
5. 성적 자기계발로서의 S/M

5장 수치의 얼굴
1. 수치의 이중성
2. 여성의 얼굴을 한 수치
3. 윤리적 포르노그래피

6장 추락의 시학
1. 불가능한 비극적 추락
2. 세속적 추락 견딜 수 없이 가벼운
3. 추락 속에서 모두가 같아지리라
4. 추락의 재의미화

7장 애도의 정치
1. 애도의 정치화
2. 애도의 젠더화
3. 빌려온 애도
4. 사랑의 흔적으로서 애도
5. 좋은 청자 되기

8장 사랑의 용도
1. n포 세대, 사랑의 문법
2. 이런 사랑
3. 사랑의 젠더정치경제
4. 자유와 평등의 딜레마
5. 사랑의 생태 변화

9장 공감의 상상력
1. 페밍아웃 시대
2.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이다?
3. 서사적 상상력
4. 혐오에서 벗어나 인류애로
5. 사랑의 취약성에 열리기
책의 내용

이 글에서는 자본주의 너머를 상상하기 힘들어진 ‘자본주의 리얼리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마법’처럼 균열을 낼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의 젠더 정치에 주목하고자 한다.

여기서 마법이라고 함은 감정의 우연성, 예측불가능성, 전파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성혐오가 폭발하면, 복잡다단한 이유들이 ‘마법적’으로 합류하여 여성친화적 정동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혐오가 친화로, 증오가 사랑으로 가역적으로 변형되는 정동의 사회심리적 공간에 주목하는 것이 페미니즘의 감정정치이다. 이런 감정의 젠더정치는 상징적 세계만으로는 포획할 수 없는 전언어적, 신화적 영역에 주목하는 것이기도 하다.

감정은 다양한 얼굴로 다가온다. 행복한 모습 아래 모호한 슬픔이 감춰져 있을 수도 있다. 수치와 낙인이 자부심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공격성, 우울, 애도, 마조히즘, 혐오, 수치, 자괴감과 같은 온갖 정동들은 지하로 흘러 들어가 서로 뒤섞이게 된다. 이처럼 우연성, 일탈성, 변칙성에 바탕한 감정은 정치경제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여러 가지 얼굴로 치환되고 전이된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의 젠더정치는 감정의 가장무도회에 집중함으로써 젠더의 관점에서 그것을 재/해석하고 재/배치하려는 노력과 다르지 않다.

1장은 젠더 무의식의 귀환과 지형도에 관한 것이다. 젠더 무의식은 타자의 억압의 흔적이다. 젠더 무의식은 다형도착적인 유아가 남자 혹은 여자로 강제적으로 분화되어야 하는 젠더 사회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경험하는 억압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다성적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규범과 질서에 따라, 남성으로서의 정체성,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획득해야만 사회적 존재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사회화되기 위해 자기 안에 있는 특정한 욕망을 억압해야 하고, 그로 인해 의식으로 부상하지 못한 잉여는 부착될 곳을 찾아서 떠돌아다닌다. 그런 현상이 특정한 젠더억압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그것을 젠더 무의식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억압된 젠더 무의식은 틈만 있으면 유령처럼 출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