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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는 너를 만난 계절이 좋아 : 시인이 쓰는 낙서 노트
저자 진상록
출판사 북랩
출판일 2024-02-07
정가 12,000원
ISBN 9791193716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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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Part.1
난 빗방울의 손을 잡아 주겠어
나는 너를 만난 계절이 좋아
사막에서 가을을 만났다
오늘을 무사히 건너가는 중이다
초록의 사막을 건너가는 중이다
나는 그대에게로 흘러가는 중이다
나무도 손을 흔들흔들
난 그 행간에서 살아가는 중이다
바람의 맛이 달싹하다
그 바람의 고향은 동해란다
녹슨 자음과 모음이 서로 엇갈리고 있었다
나무가 그물을 던지고 있다
혈관 속에 붉은 난류가 흐르고 있다
빗방울도 눈물이 되어 왔단다
그대의 눈물 속으로 걸어간다
나무야, 그대 역시 부처다
후두둑, 소나기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나무도 흔들흔들 경청 중이란다
그 바람의 고향은 적도란다
추억 하나 만들어졌다

Part. 2
추억에 밑줄을 긋는 순간이다
그런 오후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 바닷가를 걸어가고 있었다
가을의 안부도 묻는다
그리움 하나 매듭을 푸는 순간이다
지구에서 동그란 우주를 만났다
빗방울 소리에 영혼이 취해 가는 중이다
그런 빗방울의 수다가 한창이다
한숨 하나 툭 떨구어 놓고
그러다가 온몸이 추억에 젖어 들었다
난 빗방울과 함께 걸어가겠어
그런 오후를 방황 중이다
다른 바람과 손잡고 떠나는 중이다
아른한 봄날을 상상 중이시겠다
그런 위기의 날이 자주 있었다
그런 아득한 날이 자주 있었다
한잔 술에 취한 나처럼
집으로 돌아온 배 한 척이 졸고 있다
이제 나무가 말할 차례이다
빗방울도, 토닥토닥

Part. 3
오전을 배웅하고 오후를 다시 만났다
소나무는 소리의 운율을 감상 중이었다
말하기 전에 비는 그쳐 있었다
나도 악수를 청합니다
소나무가 눈을 감고 협주를 감상 중이다
추억하는 모든 것이 나는 그립다
그대라는 빛이 안내할 것이다
괜스레, 풍경 탓
우연이란 단어는 아무 잘못이 없었다
온몸이 파도의 모음 소리로 상큼하다
그게 사실은, (이하는 침묵 중이다
나무는 잎사귀 하나 떨어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나뭇잎 하나가 어깨에 내려앉았다
나는 마음과 걸을 것
책 속에서

여름이 좋아?
겨울이 좋아?

나는 너를 만난 계절이 좋아
---「나는 너를 만난 계절이 좋아」중에서

빗방울
하나 둘 셋이 온몸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또 하나
또 하나

지구에서 동그란 우주를 만났다
---「지구에서 동그란 우주를 만났다」중에서

그리운 것이
어찌
사랑뿐이겠는가

추억하는 모든 것이 나는 그립다
---「추억하는 모든 것이 나는 그립다」중에서

웃는 소리 해맑은
여인 셋이
어느덧 소녀가 되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가을 덕분이다
---「이 모든 것이 가을 덕분이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