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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지옥보다 더 아래
저자 김승일
출판사 아침달
출판일 2024-02-05
정가 16,000원
ISBN 9791189467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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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보다 더 아래
양재천
조합원
열쇠
자살한 자들의 지옥
가장 좋은 목표
다음으로
하얀 방
엎질러진 물들
아름다움
동요 부르는 자들
애프터썬
실거주 공간 낭비 지옥
틀린 예감
You can never go home again
울타리
여기서 살 거야
어느편도 아닌 지옥
지옥으로 보낸 한 철
무인도의 왕 최원석
급식소
귀신동굴
천국
카론
케르베로스
감옥이 있어서 행복해
모스크바 공항
나는 모스크바에서 바뀌었다
유리 덮개 속 단풍나무
탈옥
침묵의 세계
도보 여행
운문사
아주 가끔 소망한 것
아르바이트
탈영병
악어
지옥에서의 인기
엉망진창인 이 지옥에서
너를 찾아 헤매는 여정

가장 먼저 김승일은 말한다. “나는 지옥이 무엇인지 모른다.”라고. 그는 지옥의 존재 유무부터 회의하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지옥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지옥을,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다양한 느낌과 쓰임새를, 지옥이 등장하는 작품 등을 그는 좋아한다.

죄의 대가로서의 공간, 우울한 곳, 무신론자가 가는 곳, 무서운 곳, 고문당하는 곳, 빠져나올 수 없는 곳, 녹조 낀 해변, 젖과 꿀이 넘치는 곳, 잊어버린 기억, 땅 밑의 세상, 하얀 방 등등…… 그는 지옥이 가진 수많은 정의와 느낌에 관해 말하면서도 그것들을 개별적인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옥은 엉망진창”이라고. 따라서 여러 단편들로 이어지는 그의 산문은 웃기고, 어이없고, 놀랍고, 기이하고, 으스스하고, 무섭고, 끔찍하고, 감동적이고, 슬픈 감정들이 마구 뒤섞인 여행기 혹은 일기처럼 보인다.

『지옥보다 더 아래』는 무엇보다도 김승일이 삶과 문학에서 만난 여러 인물과 장소, 그리고 그들 속에서 보낸 시간에 관한 책이다. 그는 인도의 마을 함피를 여행하다가 돈을 밝히는 하누만이라는 아이를 만나 도움받은 대가로 돈을 뜯기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만난 지프차 운전사에게 시달리다 덤터기를 쓰면서 아케론강의 카론을 떠올리기도 한다. 좁은 땅덩어리인지라 부동산 문제로 늘 골머리를 앓는 한국에서, 예배 시간 외에는 그 넓은 공간이 대부분 버려진 채 존재하는 대형 종교 건물들을 보며 지옥을 떠올리는 대목은 자못 해학적이다. 그렇기에 김승일이 들려주는 그 이야기들은 “인간이 지옥”이라거나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바로 지옥”이라는 세간에 떠도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인간의 삶과 문화 속에 녹아 있는 지옥을 자신이 만들어낸 지옥과 겹쳐 보이며 지옥을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지옥의 이야기꾼이다.

김승일이 만든 지옥은 그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시 속 화자들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종종 자신의 지옥과 관계된 자신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