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인생은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허망한 것은 무엇 하나 없다.”
애틋하고 행복한 매일매일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바나나의 단상
이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가 어린 시절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가 만들어 주던 다소 진한 된장국에 관한 추억, 연인의 가족과 하는 어색한 식사 자리, 아들의 신생아 시절부터 그 아들이 어느새 부쩍 자라 버린 오늘날까지, 요시모토 바나나의 진솔한 경험 이야기가 담겼다.
“시간이란 마치 맛이 잘 든 장아찌나 소화에 좋은 요구르트처럼 우리들의 관계를 발효시켜, 사람과 사람을 가족으로 맺어 준다.
그 불가사의함이야말로, 사랑보다 더 큰 인생의 신비함이 아닐까.” - 본문에서
부모의 사랑이 자녀에게, 그 자녀는 다시 부모가 되어 새로운 아이를 사랑으로 길러내는 무한한 순환의 어딘가에 우리는 존재한다. 누구나 부모든, 자녀든, 친구든, 배우자든 시간의 흐름 속에 나도 모르게 분신처럼 익숙해진 관계가 있다. 그것이 너무나 당연해서 우리는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바나나는 이제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르쳐준 무 써는 방법을 떠올리며 도마 앞에서 아버지를 떠올린다. 이제는 돌아오지 않는 애틋한 과거의 장면들.
이 책은 그런 평범한 행복이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흔해 빠진 매일이 가장 애틋한 하루였음을, 매일의 풍경이 반짝이는 순간이었음을, 서로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진전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네가 연인과 먹는 밥이, 언젠가 ‘가족’이 먹는 밥이 되기를.
그리고 그 축적이 둘도 없는 지층이 되어 너의 인생을 빚어 가기를. 가능하면 그 인생이 행복하기를.”
엄마들이 손을 맞잡고 짓고 그려 낸 작품
『애틋하고 행복한 타피오카의 꿈』의 ‘타피오카’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들이 어릴 때부터 즐겨 먹던 타피오카 음료를 말한다. 언제나 몸 어딘가에 들러붙어 있어 평생 느꼈던 고독을 처음으로 완전히 잊게 해 준 갓난아이가 어느새 엄마의 손을 잡지 않고 성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