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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노숙 인생
저자 실뱅 테송
출판사 뮤진트리
출판일 2024-02-06
정가 17,000원
ISBN 9791161111254
수량
- 아스팔트 007
- 돼지 041
- 동상 056
- 버그 076
- 호수 098
- 그 여자 124
- 난파 133- 행운 154
- 글렌 167
- 미립자 184
- 섬 189
- 크리스마스트리 207
- 우편물 214
- 내포 224
- 등대 243

옮긴이의 말 258
공쿠르상 단편 부문 수상(2009

노숙하며 내면을 들여다보기. “숲에는 정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정의인 건 드문 일이다.”

프랑스의 작가 실뱅 테송이 자연과 인간에 관해 쓴 책은 첫 페이지에서부터 우리가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자리, 즉 광활한 세계 속의 아주 작은 부분을 여행하게 될 것임을 깨닫게 한다. 관록 있는 여행가인 이 작가는 노숙을 일상으로 삼으며, 우리를 구소련의 광대한 영토, 전통적인 스코틀랜드, 키클라데스 제도의 가장자리, 심지어 중동의 중심부로 데려가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열다섯 개의 단편은 페미니즘, 동물 복지, 생태학, 역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나 사회적 현실을 바탕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동시대성을 유지한다.

이 책에 실린 열다섯 편의 이야기 중 <아스팔트> 편의 비극적 운명을 읽다 보면 인간의 애석한 망상이 초래하는 불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조지아의 낙오한 시골에 사는 에돌피우스는 도로라곤 자갈길 하나뿐인 마을에 아스팔트를 깔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온적인 마을 사람들을 설득한다. 오로지 도시만 꿈꾸며 온종일 빈둥거리는 쌍둥이 딸을 구원할 길은 그것뿐이라고 생각해서다. 아스팔트가 깔리자 첫째 딸은 그 길로 도시를 제집처럼 들락거리다 애인의 차가 전복되는 바람에 함께 죽고, 딸을 죽게 만든 아스팔트를 원망하며 한밤중에 트랙터를 몰고 가 아스팔트를 온통 파헤쳐놓고 돌아오니 남은 쌍둥이 딸이 슬픔을 못 견디고 손목을 그은 바람에 다급하게 이웃의 차에 실리고 있다. 이웃이 말한다. 다행히 아스팔트 도로가 있으니 도시까지 한 시간 안에만 도착하면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이 한 편의 짧은 이야기 안에 시대와 지리와 그곳 사람들의 삶이 응축되어 있다. 노숙을 일상처럼 살며 세계 곳곳을 누비는 테송의 시선은 늘 이렇듯 사람들을, 그것도 불운한 사람들을 향해 있다.

테송은 파타고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