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시골로 귀촌하고자 하는 이유
늙은 시인(詩人의 이야기
친절(親切에 대하여
어떤 만남
어머니의 빗
지켜지지 않을 약속
가을 전어
아내가 짓고자 하는 집
그 사람을 다시 만났습니다
땅에 대한 단상
두 녀석은 원래 같은 놈이었습니다
녀석과 놈의 관계
녀석의 짝사랑?
촌티
손 없는 날 이사
개구리 울음소리
머구(머위
불편한 이웃에 대한 단상
봄날
할머니 입문
시골살이와 뱀
닭 사육기
우리 집 황토방
장작 패기
뱀 허물
M자 손금
아내의 뱀 퇴치 법
아토피
짚
연못 비단잉어 실종 사건
공생과 기생
쪽빛을 기리며…
죽음에 대한 고찰(考察
어른으로 자라지 못한 난장이
자동기계 만능 시대
도시 남자의 귀촌 생활 이야기
생동감 넘치는 시골에서의 삶을 그리다
저자는 2023년 12월로 귀촌한 지 십 년째가 된다. 60~70년대 우리나라의 도시 외곽은 현재의 시골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년 시절의 기억 탓인지 그는 도시에 살면서도 은연중 시골을 돌아가야 할 고향으로 여겨 왔으며 귀촌을 한 현재의 삶은 그 오랜 욕망의 실현이기도 하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땅을 사고 터를 고르면서 가졌던 시골 생활에 대한 기대와 흥분은 처음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가끔 도시 삶에 대해 향수를 느끼기도 한다. 환갑을 기념하여 그동안 썼던 글을 정리한 이 책에는 저자의 귀촌 생활과 더불어 주변 환경, 사람 등에 대한 사유가 함께 담겼다.
책은 총 35개의 글로 구성되었다. ‘시골에 귀촌하고자 하는 이유’를 시작으로 시골에서의 생활, 강아지, 개구리, 닭, 뱀 등의 생물에 대한 고찰 등과 일부 도시에서의 삶을 주제로 하고 있다. 수필이지만 소설을 읽는 것처럼 시점이 바뀌기도 하고 대화와 장면, 주변 환경 묘사가 두드러지기도 한다.
녀석은 땀도 많이 쏟고 물도 많이 마시는 편이다. 한차례 목젖을 세우고 요란하게 물을 삼키던 녀석은 고개를 세우고 커다랗게 숨을 몰아쉰다. 힘에 겨운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마신 물병과 컵을 다시 통 속에 넣고 처음과 마찬가지로 돌로 뚜껑을 눌러둔다. 놈이 몇 차례 녀석의 간식거리를 혀로 핥은 후로 꼭 그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먹을 것을 간수했다. 나누어 줄 때는 주더라도 놈이 처음부터 자기 먹거리에 관심 가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 「녀석과 놈의 관계」 중에서 -
저자는 귀촌을 시골에서 살고 싶은 도시 사람으로 정의한다. 재택근무를 하는 그의 삶은 도시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창밖을 보거나 마당에 나올 때 시골임을 깨닫는다. 특히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의 한적한 길을 걸으면서 발견한 삶의 여유는 그가 시골에서의 삶을 사랑하게 했을 것이다. 다채로운 저자의 삶을 통해 독자는 귀촌을 해야 하는 이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