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제1부
베들레헴 10
워킹 온 더 클라우드 11
너 14
북악 스카이웨이 17
오고 있는 너를 보네 20
월식 22
식구 24
내겐 아버지가 있었지 26
심연을 깎네 29
북촌 방향 32
다이어리 35
세계는 신의 자작극일까 38
칼과 피를 보여 달라고 너는 말했다 41
오늘 아침 달걀 44
제2부
임종 48
아르메니아 49
피로스마니의 밤 52
폐광의 민가 식당 54
예레반 거리 56
흑해에서 58
밤의 캐리어 60
여행단 62
스베티츠호벨리와 나 64
제3부
루시퍼 방 68
한낮의 템플 70
오리요리 전문점 72
엔데믹 75
종이 78
밤의 산책자 80
밤의 드라이버 82
붉은 옷을 입고 있던 아이 84
복도에서 86
내재된 글자 88
골목 90
봄밤 92
반려 94
우르술라 97
제4부
성(聖 가족 100
호떡을 파는 푸른 휘장 집 101
다정하다 102
해밀턴 거리 104
줄리라고 불리는 것들 106
사건번호 133 108
컨베이어 벨트를 이으며 110
우리들의 잠은 화석이 되고 112
호두를 건네는 시간 114
가래나무 아래서 116
크메르 루주 118
맹그로브의 추억 120
가장 작은 신 121
에스프리 | 122
시인의 말
네 번째 시집을 묶는다
그리고 2월 20일은 한 사람의 첫 기일이다
가장 작은 신에 입관한다
2024년 1월
함태숙
책 속에서
흰 비닐 주머니에 휴지 같은 돈을 쑤셔 넣고
너는 또 큰 눈을 깜빡인다
우수수 온 도시가 다 사원이라는
그 이름의 석불에서 분진처럼
경전이 쏟아진다
소음은 가장 거룩한 침묵
시엠레아프의 밤 골목을 나와 짤그랑거리며
너는 다른 세상을 밟아간다
가장 높다는 수미산 거기서 무얼 태우는지
네 가는 발자국에
흰 재가 소복하고
뿌리 끝에 진흙을 묻힌 채
꽃들은 흰 봉다리 같은 입을 오므렸다 벌린다
무지하고 천진한 맨발의 행렬이여
구원은 왜 걸인처럼 자꾸자꾸 내려오는 걸까
버짐 핀 검정 개와 매 맞는 저녁을 불러와서
---「가장 작은 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