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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여름의 선 - 그림책향 36 (양장
저자 신성남
출판사 향출판사
출판일 2023-07-20
정가 19,000원
ISBN 9791191886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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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_ 곧은 선과 여름의 배꼽

별색으로 찍어 더욱 샛노란 바닥이 있습니다. 달이 노랗게 익는 달, 유월입니다. 밀짚모자를 쓴 사람이 한 줄을 그으며 오른쪽으로 걸어갑니다. ‘한 줄을 그으면 속살이 하얗게 비’친다네요. 그 사람은 또 춤추듯 한 줄을 긋습니다. 그리고 또 한 줄을 그어요.

그 길을 길게 이으면
이슬이 굴러갑니다.
빗물이 흘러갑니다.
개미가 기어갑니다.

그림과 글이 따로 흐르며 대위를 이룹니다. 글과는 상관없이 하얀 줄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생겨납니다. 그 줄은 길이 되어 이슬이, 빗물이, 개미가 기어가게 합니다. 밀짚모자 아저씨 이마에서 땀방울 하나 떨어질 때쯤, 하얀 선은 휘파람 소리와 함께 열 줄을 빚어냅니다. 여름은 곧은 선 열 줄이 만든 세상입니다.

칠월_ 춤추는 선과 여름 바다

별색으로 찍은 연두 바닥이 시원하고 달콤한 여름을 떠올리게 합니다. 바다가 마음을 여는 달, 칠월입니다.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줄을 나무에 엮습니다. 날렵한 남자도 줄을 나무에 엮습니다. 이어서,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 등이 굽은 할머니,
멀리서 온 엄마와 두 아이, 길 잃은 택배 기사,
하나 둘 모여듭니다.

이들은 날아오르기도 하고, 몸을 묶기도 하고, 서로 만나 줄을 엮기도 합니다. 줄은 거미줄인 듯 아닌 듯, 규칙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엮입니다. 누가 쳐 놓은 그물일까요? 여름이 그물이거나 거미줄이라면, 도대체 작가가 생각하는 여름은 어떤 여름일까요? 그나저나 갈수록 궁금한 걸 보니 꼼짝 없이 작가가 만든 여름 바다에 마음이 엮여 버린 듯합니다.

팔월_ 흔들리는 선과 여름의 섬

별색으로 찍은 초록 바닥은 마치 비 온 뒤 햇빛을 받아 춤추는 나뭇잎 같습니다. 매미가 짝을 짓는 달, 팔월입니다.

물풀이 가득한 강에
누가 찾아왔습니다.

작은 배인데, 그냥 평범한 배가 아니라 카누 경기를 하는 선수들 같습니다. 마치 초록 나뭇잎 위에 배가 뜬 듯합니다. 배는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