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지나 여름을 거쳐 가을을 달리고 겨울을 만나
어렴풋이 깨닫게 되는 성장 공식
《최악의 최애》는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 2일, 설렘과 긴장이 가득한 6학년 1반 교실에서 시작된다. 나른한 듯 따뜻한 봄을 지나, 푸릇푸릇한 여름을 거쳐, 낙엽이 바스러지는 가을을 달리고, 모든 게 차분히 얼어붙을 것 같은 겨울을 지나, 다시 벚꽃 흩날리는 봄이 올 때까지, 1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6학년 1반 아이들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한다. 마냥 시간이 흘렀다고 ‘성장’ 딱지를 붙여 주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관계를 통해 ‘진정한 나’를 알아가는 일이 성장이라면, 6학년 1반 아이들은 1년 동안 저마다 다양한 관계를 맺어 나가며 ‘나를 찾는’ 성장을 한다.
봄 이야기 〈무지와 미지〉에서 무지는 외모에 대한 편견에 갇혀 진짜 자기 마음을 살피지 못한다. 여름 이야기 〈눈인사를 건넬 시간〉에선 남들에게 ‘싫다’는 말을 할 수 없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수민이가 등장하며, 가을 이야기 〈그리고 한 바퀴 더〉에는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순 없다’는 아버지의 말에 좋아하는 일을 놓으려는 준구의 목소리가 나온다. 초겨울 이야기 〈확신의 확률〉의 명지는 ‘나이’ 장벽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더 매섭게 혹독한 추위가 기다리고 있는 겨울 이야기 〈최악의 최애〉는 최애를 사랑하는 마음이 ‘장애’ 앞에서 어떻게 최악으로 흘러가는지를 그린다. 이렇듯 외모, 성격, 나이, 장애 등의 이유로 6학년 1반 아이들은 누구 하나 쉽게 관계 맺지 못한다. 최애는 너무 쉽게 최악이 되고, 최악을 돌파해 나가는 길은 어려워만 보인다. 그러나 시속 13km라면 무리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어린이들은 포기하거나 쉬운 길로 돌아가려 하지 않고, 느리지만 차분하게, 어렵지만 더 깊고 현명하게, 관계 앞에 놓인 여러 난관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헤쳐 나간다. 그리고 결국 그 관계를 통해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속도로 성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