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의 말
1장 봄_나도 예전엔 애들 같았다
산타는 그냥 어른들 14 ┃ 성대모사 15 ┃ 정상 16 ┃ 립스틱 17 ┃ 잔소리 18 ┃ 착한 사촌 오빠 20 ┃ 달팽이 21 ┃ 거름 22 ┃ 씨감자 23 ┃ 마음의 변화 24 ┃ 양배추꽃 25 ┃ 태권도 26 ┃ 시력 차이 27 ┃ 기 싸움 28 ┃ 알람 29 ┃ 기약분수 30 ┃ 추억의 형 31 ┃ 맞춤법 32 ┃ 과학 시간 33 ┃ 별명 34 ┃ 미로 찾기 35 ┃ 노래 36 ┃ 지렁이 똥 37 ┃ 무당벌레 38 ┃ 오해 39 ┃ 개구리 40 ┃ 쥐며느리 41 ┃ 아빠의 아픔 42 ┃ 칼싸움 43 ┃ 짝꿍 44 ┃ 새끼 지렁이 45 ┃ 나쁜 놈 46
2장 여름_탕수육의 힘
반들반들한 마늘 48 ┃ 엄마의 힘듦 49 ┃ 남자 선생님 50 ┃ 남자친구들의 고통 51 ┃ 호박 딴 기억 52 ┃ 폭풍우 53 ┃ 선생님 팔뚝 54 ┃ 탕수육의 힘 56 ┃ 심사날 57 ┃ 회식 58 ┃ 홍수 59 ┃ 마니또 60 ┃ 너희도 엄마 편이냐?! 61 ┃ 집 62 ┃ 학부모 공개 수업 63 ┃ 학부모 참관 수업 64 ┃ 얄미운 갈매기 65 ┃ 장기자랑 66 ┃ 급식 67 ┃ 아들의 마음 68 ┃ 킥복싱 69 ┃ 수박 70 ┃ 파벨 친할머니 71 ┃ 귀가 막킬 때 72 ┃ 부러움 73 ┃ 강아지 74 ┃ 방학 75 ┃ 해골 76 ┃ 지우개 77 ┃ 말복 78 ┃ 드그덕 드그덕 79 ┃ 연필 다이어트 80
3장 가을_의외로 나는 나를
여자의 머리 82 ┃ 월드콘 83 ┃ 분식집 84 ┃ 의외로 85 ┃ 장염 86 ┃ 몰라? 87 ┃ 엄마의 땀 88 ┃ 참깨 89 ┃ 개똥 90 ┃ 언니 깨우기 91 ┃ 엄마 92 ┃ 검정 비닐봉지 93 ┃ 안부 전화 94 ┃ 공부 95 ┃ 문제집 96 ┃ 고백 97 ┃ 사람 됐다 98 ┃ 홀태 99 ┃ 벼의 소리 100 ┃ 체육 선생님 101 ┃ 김장 102 ┃ 다 큰 우리 103 ┃ 치과 104 ┃ 비 105 ┃ 여자의 쇼핑 106 ┃ 은행나무 107 ┃ 땅속의 일 1
공부도 하고, 화단도 가꾸고, 말썽도 피우느라 바쁘지만
하루를 꼼꼼히 살고, 촘촘히 ‘시’로 남긴 아이들
아이들과 선생님은 시를 쓰는 시간을 ‘시똥누기 시간’이라 불렀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1년 동안 누었던 시똥이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시를 쓰는 시간을 정해 두었지만,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도 집에서도 시를 썼습니다. 아주 사소한 사건도 시로 남길 생각을 하면 굉장히 특별한 일이 되곤 했지요. 그렇게 아이들은 시를 쓰며 시와 삶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시는 참 멋져.
몇 문장으로 사람을
웃기고,
울리고,
미소 짓게 해.
- 김형빈 〈시〉 -
1년 동안 아이들은 화단도 가꾸었습니다. 아이들은 봉숭아, 맨드라미, 분꽃, 샐비어를 심고, 무, 배추, 감자, 생강, 수세미, 호박도 심었습니다. 커다란 고무통엔 벼도 심었고요. 아이들은 분꽃이 피면 귀걸이를 만들어 차고, 샐비어꽃이 피면 꿀을 빨아 먹었습니다. 호박을 따면 호박전을, 배추를 뽑으면 배추전을, 참깨를 털면 참깨를 볶고, 생강을 뽑으면 생강차를 끓였습니다. 낫으로 벼를 베고 홀태로 훑어 직접 손으로 껍질을 까며 현미와 백미에 대해서도 공부했지요. 화단을 가꾸는 일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시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오늘 홀태를 썼는데
홀태로 벼를 터는데
벼가
우
두
두
두
두
두
두
떨어진다.
벼를 모으니까 힘들었고
지금이 조선인지
2023년인지 모르겠다.
- 백송현 〈홀태〉 -
아이들은 시를 쓰고, 화단을 가꾸며 나와 가족, 친구 관계와 세상을 가만가만 들여다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시에 아무래도 자기가 다 큰 것 같다고 의젓한 모습을 자랑하다가도 치과에서 눈물이 찔끔 나왔던 기억을 쓰며 어린이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솔직하게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하기도 합니다.
의외로 나는 나를 모르는 것 같다.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 김형빈 〈의외로〉 -
아이들은 1년 동안 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