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젊음은 어떻게 됐어, 제니퍼?
1988년 9월, 스물여덟 살 가을, 런던의 애비 로드 앞에 서 있던 나(솔 애들러는 자동차에 치여 가벼운 찰과상을 입는다. 사고를 내고 몹시 당황한 중년의 운전자 울프강은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는 나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는데, 스물여덟 살이라고 대답하는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어딘가 슬프다. 그는 나의 상태를 살피고 병원에 데려다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여자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그의 호의를 거절한다. 나는 사랑하는 제니퍼를 만나 그녀의 카메라 앞에 서야 한다. 하지만 예기치 않았던 자동차 사고를 당한 순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일들은 기묘하게 어긋나기 시작한다. 카메라에 담긴 나에게서 ‘숭고한 아름다움’을 본다고 말했던 제니퍼는 그날 나의 청혼을 받자마자 결별을 선언하고 떠난다. 나의 현재는 이미 한번 살았던 과거처럼 느껴지고, 나는 내 앞에 나타나는 사람들과 나에게 닥칠 미래를 보기 시작한다…….
작품의 출간 직후 《워터스톤즈(Waterstones》와 가진 인터뷰에서 데버라 리비는 “『모든 것을 본 남자』는 30년 동안 길을 건너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소설은 주인공 솔 애들러가 1988년 런던의 애비 로드에서 길을 건너려던 순간 멈추지 않고 달려오는 자동차 때문에 넘어지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2016년 어느 날 그가 애비 로드를 건너가는 장면으로 끝난다. 시작에서 끝으로 가는 동안 스물여덟 살 솔 애들러와 쉰여섯 살 솔 애들러의 내러티브가 교차되는데, 그 둘은 다른 공간 다른 시간 속에 병존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 공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위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의 독특한 이야기 구조에 관한 질문에 리비는 “나는 『모든 것을 본 남자』에서 시간, 역사, 경험을 다루는 새로운 기법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과거는 항상 현재에 살아 있으며, 이것은 사실 우리 모두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새로움은 어떤 의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