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ICA 서울대회와 「협동조합 정체성에 관한 ICA 성명」
ICA와 서울대회
세계대회의 역사적 경과
서울대회의 위치
‘성명’ 채택의 배경
‘성명’의 구조
제2장. 〈정의〉: 협동조합이란 무엇인가?
〈정의〉의 구조
내용의 간단한 고찰
협동조합기본법과의 비교
우리나라 기본법과 일본 노협법의 비교
교육 현장에서의 곡해
곡해의 근거들
결사체냐 사업체냐
결사체의 변화
협동조합의 이원 구조
공동체 태동을 향해
제3장. 〈가치〉: 협동조합과 조합원의 자기 신념
가치란 무엇이고 왜 가치인가
윤리와 도덕의 차이
〈가치〉가 확정되기까지
〈가치〉의 구조
주어가 다르면 의미도 달라진다
협동조합의 가치
조합원의 가치
둘 사이의 관계
전진한의 자유와 협동
함석헌의 뜻과 헤겔의 정신
지향적 가치: 자유
실천적 가치: 사랑
협동조합의 말을 과학 한다
과학과 주문의 겸비
왜 주문인가
내 안의 소리를 믿고
제4장. 〈원칙〉: 협동조합 운영에 필요한 일곱 가지 지침
최초의 ICA 원칙
원칙 개정의 배경과 목적
베이크의 권고와 〈원칙〉의 구조
제1원칙: 가입 지침
제2원칙: 운영 지침
제3원칙: 경제 지침
제4원칙: 대외 관계 지침
제5원칙: 발전 지침
제6원칙: 타 협동조합과의 관계 지침
제7원칙: 지역사회와의 관계 지침
남은 과제①: 일부 보완이 필요한 것들
남은 과제②: 다른 협동조합도 공유할 수 있게
남은 과제③: 협동조합의 새로운 실천을 담아
정리
제5장. 개인화 시대, 협동조합의 길
협동조합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대의 변화①: 말의 재귀
시대의 변화②: 사람의 재귀
고독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
시대의 변화③: 마음의 재귀
협동조합의 위기
소외의 시작
신화에서 유추하는 소외의 구조
협동조합은 말이고 관계다
협동조합에서 소외란
침묵(내화과 자기표현(다시 외화
기우뚱 돌아가는 생명으로의 귀환
개인주의 협동조합을 향해
몇 가지 반론에 대한 답
다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일깨우다!
이 책의 주제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이다.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협동조합에 관한 우리의 정체성’이다. 만들어진 대상에 정체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주체에 정체성이 있다. 목적어를 주어로 여기는 전도된 사고야말로 소외된 의식이고, 이런 의식을 통해서는 소외를 극복할 주체도, 소외를 극복할 대안도 찾아지지 않는다.
나아가 ‘우리의 정체성’은 결국 ‘나의 정체성’에서 나온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말을 찾고 다른 조합원과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에서 내가 나임을 자각하는 것, 내 존재의 가치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인정받는 것, 이로 인해 내가 살아가는 의미와 힘을 갖게 되는 것, 이런 하나하나의 내 정체성이 모여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해갈 때, 비로소 협동조합도 자기만의 고유한 특징과 본질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다시,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에게 향해 가는 협동조합
지난 2021년에 제33차 ICA 세계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Deepening our Cooperative Identity”라는 주제가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과연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라는 말이 말이 될까? 다른 건 몰라도 영어 ‘our(우리의’는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지난 서울대회 때의 의제는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가 아니라 실은 “우리의(our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이다. 이 둘은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말이다. ‘협동조합 정체성’이 협동조합만의 고유한 특징과 본질을 말한다면, ‘우리의 협동조합 정체성’은 협동조합에 관한 우리의 집합적인 통찰을 말한다. 이런 우리의 통찰에 깊이를 더하자는 것이지, 협동조합의 특징과 본질을 더 심화시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커다란 오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협동조합에 관한 잘못된 인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보통 협동조합을 실체가 있는 것으로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