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일단 치킨 먹고, 사춘기!》에는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의 연애와 우정을 바탕으로 한 다섯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류동재!” (... 류동재가 공을 던지고 날 보았다. / “왜?” /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였다. / “너 왜 그만 만나자고 했어?” (... 류동재가 말했다. / “…… 그냥.” _<체중계의 사랑> 중에서
나는 멍청하게 서서 문득 생각했다. 경지완은 경지완이고, 조하나는 조하나였다. 우리가 사귀어도 우리는 여전히 각자 자신인 것이다. _<사랑의 물 분자> 중에서
망할 놈. 윤진원은 류희재를 좋아하고 있다. 초등학생 주제에 중학생하고 썸을 타다니. _<전류 차단의 원칙> 중에서
그 오빠를 생각하면 사과 땀 냄새가 난다. 사과와 땀이라니.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진정한 조합은 이런 거다. 달콤함과 짭조름함을 더하는 것. _<나는 여기 있다> 중에서
그동안 우리 사이의 거리는 1센티도 안 됐는데. (... 은지의 메시지들은 우리의 거리를 100미터, 아니 100킬로미터만큼 떨어뜨려 놓았다. _<나는 괜찮나요?> 중에서
남자 친구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에 당황하는 담하(<체중계의 사랑>, 남자 친구와 자신 사이의 특별한 세계를 만들고 싶은 하나(<사랑의 물 분자>, 자신의 단짝 친구 진원이 언니 희재를 좋아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싶은 희원(<전류 차단의 원칙>, 첫눈에 반한 고등학생 오빠의 행적을 SNS로 추적하는 재희(<나는 여기 있다>, 엄마의 빈자리를 친구 은지의 존재로 채우려 하는 지유(<나는 괜찮나요?>까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섯 아이들은 서로 다른 사연과 상황 속에서 첨예한 갈등과 대립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 다섯 편의 이야기는 단순히 연애 혹은 친구 사이의 이야기로만 일컬어지기엔 충분치 않다. 자신과 또 다른 자신 사이, 자신과 타인 사이, 자신과 세상 사이에 놓인 ‘관계’를 배우고 짚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아끼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