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물어 찾아간 길 · 9
남겨두기를 · 13
장날, 할무니 말씀 · 19
아버지와 함께한 기차 여행 · 26
빨간 알사탕 하나 · 31
짧아서 찬란한 · 35
내 영혼의 화인火印 · 42
하늘이 열린 날 · 50
나를 키운 동강공소 · 52
참 곱지야 · 59
천자문 공부 · 62
동네 한 바퀴 · 67
나의 첫 요리 · 75
빛나는 구구단 · 82
눈 오는 밤의 방물장수 · 85
그래, 늙으면 두고 보자 · 92
꽃씨들의 속삭임 · 99
당골네 아이 · 105
나의 아름다운 지도 · 112
오늘은 니가 이겨라 · 131
비밀한 그해 여름 · 140
어떤 형제 · 148
달그림자 연이 누나 · 160
도서실의 등불 하나 · 168
돌아온 청년 · 173
흰 고무신 한 켤레 · 179
연필 깎는 소녀 · 183
수그리 선생님 · 199
싸리댁과 장미씨 · 202
달려라, 자전거 · 207
꿈을 찾아 · 215
눈물의 기도 · 221
그날 소년 졸업하다 · 227
작가의 말 · 239
작가 약력 · 252
갈수록 독해지고 사나워지는 세상에서
이토록 순정하고 기품 있는 이야기를 기다려왔다
“인간에게 있어 평생을 지속되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소년 소녀 시절이다. 인생 전체를 비추는 가치관과 인생관과 세계관의 틀이 짜여지고 저 광대한 세상을 걸어나갈 근원의 힘을 기르는 때. 아직 피지 않은 모든 것을 이미 품고 있던 때.”(「작가의 말」 중 『눈물꽃 소년』의 배경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모자란 게 많고, 마음껏 읽을 책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자연과 인정과 시간은 충분했고 “순정한 흙가슴의 사람들”이 살아있었다.
“그인들 그러고 싶어서 그리했겄는가. 누구도 탓허지 말고 자중자애허소.” 죄를 지은 청년을 보듬어 다시 살아갈 힘을 주던 할머니. 일곱 살에 아버지를 여읜 평이에게 ‘동네 한 바퀴’를 돌게 하며 씩씩하게 나아가게 한 이웃 어른들. 부당한 일에 “아닌 건 아닌디요” 함께 맞서며 같이 울어주던 동무들. “더 좋은 거 찾으면 날 가르쳐 주소잉” 늘 몸을 기울여 학생들의 말을 들어주던 ‘수그리’ 선생님. 세상 만물을 지고와 흥겨운 입담을 풀어놓던 방물장수. 말이 아닌 삶으로 가르치며 잠든 머리맡에서 눈물의 기도를 바치던 어머니. 작은 공소의 ‘나의 친구’ 호세 신부님. 낭만과 멋과 정감이 흐르던 동네 형과 누나들. 외톨이가 되었을 때 “나랑 같이 놀래?” 한 편의 시詩로 다가와 연필을 깎아주던 첫사랑의 소녀까지.
못 배우고 가난해도 인간의 기품이 있고, 서로를 보살피는 관계가 있고, ‘참말’을 할 수 있는 진실한 삶을 살아낸 사람들. 그 속에서 자라난 한 소년의 일화가 담백하고 풍요롭게 펼쳐지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가슴 시린 풍경이 그리움과 소망을 불러 일으킨다. “하루하루 독해지고 사나워지고, 노골적인 저속화와 천박성이 영혼을 병들게 하는 지금”(「작가의 말」중, 더없이 순하고 다정한 『눈물꽃 소년』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속 폭풍을 잠재우고 맑고 깊은 힘을 채워줄 것이다.
“힘든 거 알아.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