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동네에서 나는 평생을 살았다 _7
2. 나의 엄마 억조창생 여사의 본명은 이진솔 _24
3. 여자는 모자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_41
4. 초대 교황 시몬 베드로가 어부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 _55
5. 마트를 찾는 사람은 늘 있었다 _73
6. 내 목표는 집에서 아무도 마주치지 않는 것 _79
7. 일군의 손님들은 물건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_93
8. 왔다 갔어? _108
9. 데스크에 앉은 경찰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_124
10. 너무 어둡잖아 _139
11. 하지만 무슨 일인가 일어났다 _154
12. 이런 내 모습을 할머니는 어떻게 생각하실까 _157
13. 눕지 않고 잠들어 구르지 않고 깨어난 다음날 아침 _163
14. 며칠 전의 일이 아주 먼 옛날의 일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_174
15. 천국의 문 앞에서 무한 증식하는 물고기는 호수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을까 _186
16. 배치 크라우더의 힘찬 투망은 계속됐다 _199
17. 진짜 이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_216
18. 손 없이 다섯 개의 쟁반을 들 수 있어서 할머니가 좋아했다 _217
19. 비에 젖은 길을 간다 _230
심사평 _233
수상작가 인터뷰 | 강보원(시인, 문학평론가 야구 좋아하세요? _245
수상 소감 _259
“여기에 없는 물건? 천국에도 없어!”
무엇이든 팔지만 아무거나 팔진 않는,
난생처음 보는 마트의 등장!
동서울터미널 앞 노점 장사로 시작해 세상의 모든 물건을 사고파는 전설적인 장사꾼으로 거듭난 ‘프라이스 킹’ 배치 크라우더가 있다. 그의 본명은 박치국. 그가 “절대로 팔 수 없는 것을 절대로 사지 않을 사람에게 팔아내”고 “아무것도 사들이지 않고서 모든 것을 팔아내는”(10쪽 전설적인 장사꾼이 된 계기는 “불상의 원인으로 전국의 ㄱ이 일거에 실종된”(19쪽 사건에서 시작된다. 모든 ‘ㄱ’이 불시에 사라졌기에 사람들은 “계기를 계기라고 쓰지 못하고 ㅖㅣ로 적”(19쪽어야 했다. 사라진 ‘ㄱ’을 판다는 사기 매물이 판을 치던 그때 배치 크라우더가 벼룩시장에 ‘뭐든 사고팝니다’라는 광고를 내며 등장하고, 이를 발견한 재정경제부 사무관에 의해 정부와 배치 크라우더의 거래가 시작된다. 배치 크라우더는 “전 국민이 백 년 동안 쓰기에 넉넉한 ㄱ”(21쪽을 확보해 국가에 제공하고, 그때부터 각종 훈포장을 휩쓸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장사꾼이 된다. 그러다 돌연 배치 크라우더는 자신의 모든 지분을 매각하고 자취를 감춘다. 그를 둘러싼 소문만 무성하던 어느 날, 배치 크라우더가 서울 외곽의 한 작은 마을에 [킹 프라이스 마트]를 개업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한 청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구천구.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스물일곱 살의 평범한 청년이다. 천구는 전국구로 명성이 높은 무당 억조창생 여사의 막내아들이자 이구와 칠구라는 쌍둥이 형의 동생이다. 동네에서 불량배 짓을 일삼는 이구와 칠구는 늘 천구를 괴롭히고, 억조창생 여사는 사태를 방관할 뿐이다. 천구는 이러한 상황을 그저 견뎌내며 묵묵히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억조창생 여사의 소개로 [킹 프라이스 마트]에 취업하면서 천구의 삶은 그전과 전혀 다르게 흘러가게 된다.
억조창생 여사는 천구를 왜 [킹 프라이스 마트]로 보낸 걸까? 그녀는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