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연구는 오랜 세월 진행되어 오면서 이미 상식으로 굳어져 버린 내용 혹은 정보들이 많다
그러나 잘 따져보면, 거기에는 수많은 오해와 왜곡이 두텁게 쌓여 있음을 알게 된다. 『동국세시기』를 위시한 세시풍속기들이 거의 대부분이 한문 텍스트라는 점은 그러한 문제를 더욱 부추긴다. 세시풍속기를 연구하는 이들이 한문학적 소양과 함께 민속학적 지식으로 무장하지 않는 한, 그러한 문제점은 쉽사리 극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번역의 문제’에서는 사례를 가능한 한 꼼꼼하게 분석함으로써 문제의 소재와 실상을 밝히고 그 수정과 보완을 시도한 바, 이러한 작업은 앞으로도 줄곧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역시 사례별로 문제점을 지적한 ‘주석의 문제’에서는 우선 원문과 번역문의 경계를 명확히 확보하는 것, 말하자면 저자와 번역(주석자의 생각과 의도는 가능한 한 분리하여 서술하는 것이 좋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도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어떤 대상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게 되면, 설명에 다시 설명이 붙는(혹은 붙어야 하는 번다함을 피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도감은 사실을 간단명료하게 지시하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용어나 개념의 통일에도 효과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세시를 기록하다 이번에 펴내는 『조선의 세시를 기록하다 : 완역 동국세시기』가 이미 펴낸 『서울의 풍속과 세시를 담다 : 완역 경도잡지』, 그리고 조만간 나올 김매순金邁淳(1776~1840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역주본과 함께 앞으로 세시풍속을 제대로 알고 싶어 하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세시풍속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려는 연구자, 그리고 세시풍속을 전통문화 콘텐츠로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전문가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