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이건 내 비밀이야
착한 사람
내 것
다른 사람
비밀
취미
가방
비문증
나만 아는 일
피로
옆자리
제2부 그 마음은 알 것도 같아서
자장
먼저
변기
잠만 자고 싶다
쉬는 시간
한 대
여름 방학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두려운 것들
여름 이야기
비상 대피
어른이 되면
아무것도 몰라
반성문
제3부 길었던 하루를 녹여 주려고
사과
친구 구함
사실과 진실
닫힌 문
언니의 교복
폭우
체육 시간
영원 같은 하루
둘이 하는 산책
빨래
친애하는 나의 불안
밑줄
제4부 남겨진 게 아니라 그냥 흘러가
산책
정규직과 아르바이트
말하는 사람
출입문 닫습니다
한글 공책
행인
회복
작별
한 알
피크닉
졸업식
가족사진
발문 | 안미옥
시인의 말
“나는 있답니다, 단단하게”
깊이 더 깊이 청소년을 들여다보는 시선
시집에는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청소년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인의 진실한 마음이 역력하다. 시인은 청소년의 마음을 “자세히 들어야 들리는 이야기”(「말하는 사람」라 말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한껏 귀를 기울인다. 또 상처받고 싶지 않아 “정말 내 말을 들어 줄 수 있는지”(「닫힌 문」 재차 묻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찬찬히 헤아리며 그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짚는다.
나는 말수가 적지만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나의 일기장에는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사랑하는 강아지에게 세상을 보여 주고 싶어서 문고리를 돌렸다는 이야기
마음이 빙그르르 열렸다는 이야기
적혀 있어요
나는 말하지 않고 이야기를 건넬 줄 아는 사람이에요
(중략
나는 자세히 들어야
들리는 이야기를 품은 사람이에요
목청이 크지 않아서
주장하지 않아서
안 들릴 때가 많지만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니에요
나는 있답니다 단단하게
- 「말하는 사람」 부분(84~85쪽
“그 마음은 알 것도 같아서”
불안을 마주한 청소년에게 곁을 내어 주는 시집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은 순간순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고 문득문득 불안한 생각이 들끓기 마련이다. “내 안의 어둠” 속에 “너무나 미운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무섭고, “그 미운 사람의 얼굴 끝에/내 얼굴이 떠오르는 것”(「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두려운 것들」이 두렵다. 불현듯 “먼지보다 작아져서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하는 상상”을 하고 “투명한 유령”이 되어 “온통 없어지고 싶은 생각”(「닫힌 문」에 사로잡힌다. 심지어 “세상이 이대로 망해 버려도 좋을 것 같”다는 기분을 느끼며 “슬픈 허탈감”(「다른 사람」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나도 모르게 스스로에게/자장”(「자장」 하며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마음을 스스로 다독일 줄도 안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