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장욱진의 초상
1 장욱진의 삶과 그림
초기_ 자전적 향토세계
중기_ 자전적 이상세계
후기_ 종합적 이상세계
2 장욱진이 쓴 새로운 미술사
새로운 미술사 방법론의 필요성
한국적 모더니스트
추상성의 계보와 자생적 독창성
조형적 일관성과 인간적 진정성
3 작은 그림, 큰 주제
프레임과 스케일의 치밀한 운용
조형방식의 형식주의적 해석
4 장욱진의 오브제
여인
아이
가족
나무
5 장욱진의 자화상들
6 먹그림이라는 장르에 관한 시론
동양화/서양화의 경계
완성/미완성의 관례
밑그림의 역설
작가 고유의 조형세계가 이룬 성과
7 불교와 모더니즘 너머
불교와의 인연
불교적 작품
종교와 회화
8 포은과 장욱진의 만남
9 자연과 전통 사이
강가의 아틀리에
변주되는 독창성
10 장욱진의 자리
수록 원고 출처
참고 문헌
그림 인덱스
장욱진의 삶과 그림
장욱진의 작품세계는 흔히 그의 거처를 기준으로 덕소/수안보/용인 시절로 구분되어왔다. 그러나 장소의 변화보다는 오히려 심상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전적이며 이상적인 성격의 작품들은 삶을 바탕으로 한 주제와 조형적 독자성이 그 근간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저자는 새로운 시기 구분을 제시한다. 장욱진의 작품세계를 ‘자전적 향토세계’, ‘자전적 이상세계’, ‘종합적 이상세계’의 3단계로 구분해서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조형방법과 세계관이라는 형식과 내용상의 변화를 새롭게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작은 그림, 큰 주제
장욱진의 그림은 작다. 그림은 프레임으로 잘라낸 제한된 공간 안에 화가가 만들어 낸 가상의 세계인데, 장욱진의 그림은 이러한 물리적 조건이 최소화되어 있다. 그러나 프레임의 공간은 화가의 상상력에 따라 거대한 우주가 될 수도 있다. 화가가 의도한 공간의 구조와 내용에 따라 이미지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확대되고 재생산된다. 따라서 그림은 규모만으로 그 가치의 질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장욱진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장욱진의 그림들은 엽서만 한 작은 크기지만, 물리적인 프레임과 스케일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장욱진의 자화상들
장욱진의 작품에는 한정된 소재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나무, 집, 가족, 까치, 해와 달, 산과 아이 등이 대표적이다. 자전적 성격의 작품을 많이 남긴 화가인 만큼 이런 소재들은 그의 심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비록 자신을 닮은 인물이 아니더라도 이들은 화가의 분신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소재들은 동시대인들에게 익숙한, 보편적인 것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화가의 개성은 공동언어와 같은 보편성을 통해 표현된 셈이다. 이처럼 독창성을 추구하는 장욱진은 서구 모더니즘에 뿌리를 두면서도 전통의 질서 위에서 새로움을 추구한다. 그에게는 한국적인 것이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것이 한국적이다.
먹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