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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내가 쓴 것 : 잘생긴 천재의 삐딱하게 영화 보기 - 영화평론가 이지훈 유고집 1
저자 이지훈
출판사 이매진
출판일 2012-07-02
정가 18,000원
ISBN 9788993985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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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이지훈을 기억하며

1부 에세이
NeGA file
왼손으로 만든 영화가 보고 싶습니다
내 잃어버린 시간의 어딘가에서
흔들리는 샘물 앞에서 자기도취에 빠지는 나르시스
무한한 해석의 바다에서 헤엄치기 위하여
섬광 같은 우연들이 우리의 삶을 영원한 백지로 만들 수 있도록
주저함 없는 들이킴으로 조금씩 더 강렬해지게끔
영화, 삶의 경험과 느낌들, 그리고 사랑. 그 자체만을 위한 그것에 영원히 빠져 있기를
현실계의 충실한 파트너, 또는 독단적이고 근본적인 나만의 유희
오만과 순수를 빗겨 거침없이 뒹굴며 더러워지다
더 이상의 미로는 존재하지 않을 가장 복잡한 미로는……
가슴이 아프다 너 목이 메되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는 나의 아들이여……
그날 그 여름 한밤중의 설악산에서 체험한 비밀
O양 비디오와 도그마 95, 순수의 서약
술보다 더 취했던 한 조그만 콘서트에서
어쩌면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힘이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쓰는 악마의 원칙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할 것인가
신비의 섬 마라도에서 생긴 일
그때도 충분히……
Theme
구멍 이야기 ― 구멍만 있으면 됩니다
편집 이야기 ― 주관성을 담보로 잡은 편집 미학, 어디까지 열릴 것인가
환절기 ― 전위: 짧은 순간의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꿈꾸고 선점하다
1 ― 항상 1등인 영화, 수줍게 대담한 나만의 기준
엽기 ― 고상함은 악취미의 기괴한 미소로 인해 후퇴한다
하드고어 ― 신체 훼손의 인류학, 야만의 복귀와 죽음의 공포를 벗어던지기 위한 쾌락
우주 그리고 영화 ― 우주의 시간: 영화를 본다는 것은 광속에 근접하는 시간여행이다
상상동물 이야기 ― 숭배, 외압, 성스러운 폭력, 불사의 희구, 악마성
영화 속의 전설과 영웅들 ― 전설과 영화는 동일한 지점에서 만나고 있다
쌈마이 ― 쌈마이 ‘정신’의 부활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쁜 영화
무식한 저개발의 기억 / 기차를 잘못 탔다? 그래서 어쩌라고? / 송구영신? 허튼소리 / 그녀
‘주간 이지훈’의 내 맘대로 영화학 개론!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싶은 대로 쓰며,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함께한
어느 영화평론가의 ‘잡스러운’ 영화 박람기!

‘잘생긴 천재’ 이지훈의 엉뚱하게 영화 보고 삐딱하게 영화 쓰기

대학생 시절 당대 유력 영화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하고, 스물여덟 살에 영화 월간지를 창간하고, 그 당시 영화 주간지 편집장으로서 최장기 집권을 하고, 오랫동안 MBC의 〈출발! 비디오 여행〉 작가를 하며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함께했지만, 2011년 6월, 짧은 생을 마치고 떠난 영화평론가가 있다. 《스크린》과 《NeGA》를 거쳐 영화 주간지 《FILM2.0》의 창간 때부터 종간 때까지 함께한 이지훈이다.

천재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수준 높은 글을 정력적으로 쓰던 이지훈은, 2007년 1월 19일, 〈아버지의 깃발〉 시사회장에서 쓰러졌다. 뇌종양이었다. 대수술 끝에 다시 현장에 복귀해 발병 이전처럼 열심히 영화를 보고 읽었지만, 2011년 6월 30일, 결국 이지훈의 글은 영원히 멈추고 말았다. 그리고 1년 뒤, 고인의 1주기를 맞아 영화평론가, 영화 프로그램 작가, 영화 잡지 기자, 영화 강의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선후배들이 모여 이지훈이 쓴 원고를 모아서 《내가 쓴 것》과 《해피-엔드》라는 두 권의 유고집으로 만들었다.

1994년부터 2008년까지 《스크린》, 《NeGA》, 《FILM2.0》에 쓴 글을 해당 잡지의 코너별로 나누고, 또 주제별로 구분해 연대기순으로 모은 유고집에는, “시시콜콜한 개인사를 바탕으로 한” 가벼운 글처럼 보이지만 그 어떤 순간보다도 깊은 울림을 주는 에세이, “영화와 감독, 배우에 대한 다기한 수사들이 넘쳐나던”, 새롭고 날카롭지만 엉뚱하기 그지없는 비평, “영화와 문화, 삶의 구석구석을 탐문하며 한 인간의 진상을 드러내려 한 인터뷰”까지 담겨 있다. 오른손으로 쓴 글씨처럼 또박또박 만든 영화보다 왼손으로 쓴 글씨처럼 서툴지만 자유롭게 만든 영화를 좋아하던 영화평론가가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