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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할배의 탄생 : 어르신과 꼰대 사이, 가난한 남성성의 시원을 찾아 - 이매진의 시선 2
저자 최현숙
출판사 이매진
출판일 2016-10-28
정가 13,500원
ISBN 9791155310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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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김용술
“나는 잡초야, 어떤 구뎅이에 떨어져도 악착같이 다시 일어나”
연표
이영식
“나는 가난하고 마누라도 자식도 없어요”
연표
군대, 여자, 돈 ― 아버지가 되지 못한 아버지들 이야기

김용술(71세은 1945년 해방 때 전라북도 부안에서 태어난다. 일제 강점기에 몰락한 집안은 군산과 속초 등을 떠돌며 가난하게 산다. 아버지는 ‘일본 종놈’을 만들지 않겠다고 학교를 안 보내지만, 김용술은 그 탓에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한다. 속초에 정착해 결혼하고 양복을 만들다가 군대에 끌려간다. 제대한 뒤 경기도 안성에서 택시를 몰다가 속초로 돌아와 양복점을 크게 벌인다. 기성복 시장이 커지자 양복점을 접고 섹스 비디오방을 차린다. 그 장사마저 아내에게 맡기고 서울에 와 채소 장사를 하지만 가진 돈 다 도둑맞고 떨이로 파는 ‘돼지호박 5500원어치’로 재기한다. 가정에 소홀해진 사이 아내는 바람을 피우고, 아이들은 아버지를 외면한다. 속궁합 잘 맞는 강 여사를 만난 뒤 이혼하고 구두 수선을 하며 잘 지내지만, 오늘도 가족들하고 화해하고 자기보다 어려운 노인들을 돕는 노년을 꿈꾼다.

이영식(70세, 가명은 1946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난다. 여섯 살 무렵 실수로 양잿물을 마신 친어머니가 세상을 뜬 뒤 큰집에 가서 더부살이한다. 중학교를 그만두고 친구들하고 어울려 서울에 와 다방 주방에서 일한다. 남자다워지려고 안 가도 되는 군대에 가지만 작은 키 때문에 무시받자 ‘월남전’에 자원한다. 죽음의 공포를 겪은 뒤 돌아와 오랫동안 방황하며 노숙 생활까지 한다. 목수 일로 자기 생계를 꾸리지만, 가정은 꾸리기가 두려워 평생 홀로 산다.

두 사람의 삶은 군대, 여자, 돈, 군대, 여자, 돈이다. 김용술은 군대는 남자라면 가볼 만한 ‘재미’있는 곳인데 ‘인권’이나 들먹이니 ‘자살’을 하고, ‘꾀’ 못 내고 ‘요령’ 피울 줄 모르고 탈영한 놈들은 ‘병신’이라고 말한다. 이영식도 ‘요즘 애들’이 너무 ‘약해’ 군대에서 ‘사고’가 많다고, ‘때리는 놈’은 ‘통솔’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폭력을 ‘두둔’한다. 그런 두 사람은 화려한 성매매 경험을 자랑한다. “안쓰럽다는 생각도 안 들었어. 그냥 돈 주고 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