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하면 ‘나름’을 만들 수도 있나요?”
우주 쓰레기 청소부의 애도에 관하여
《위치스 딜리버리》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전삼혜 작가의 신작 《나름에게 가는 길》이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나름에게 가는 길》은 광막한 우주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소중한 이를 애도하는 우주 청소부의 이야기다.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건 사람들은 죽은 이를 되살리고자 하는 욕망을 품었다. 지구를 떠나 우주를 누비며 살게 된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시현’의 직업은 우주 곳곳에서 값나가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브리 피커. 그런데 시현이 모은 쓰레기에는 종종 우주 유령이라 불리는 ‘나름’이 붙어 있다. 우주를 가득 채운 사념은 사람들이 버린 물건에서 정보를 흡수하고 마치 살아 있는 양 움직이는 나름이 된다. 사연이 짙은 물건일수록 나름이 붙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이들은 죽은 가족을 나름으로 되살리고 싶어 했다.
시현의 두 번째 직업은 나름을 없애는 나름처리사. 상품에 들러붙어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대는 나름이라면 질색이지만, 그런 시현에게도 어린 시절 먼저 떠나보낸 소중한 사람이 있다. ‘아영’의 유품을 찾으러 떠나는 시현은 결국 나름을 만들어내게 될까. 불완전하게라도, 끝내 불행해진다 해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과 흩어져 편안해지길 바라는 마음의 좁은 틈새로 시현의 작은 데브리유도선이 날아간다.
아영이 세상을 떠났을 때 시현은 동생과 부모님을 동시에 잃어버렸다. 남은 자식과 스스로의 삶을 돌볼 수 없었던 부모 대신 자신과 가족을 챙겨야 했던 그는 ‘선우 언니’라는 기댈 곳을 만나고 난 후에야 마침내 긴 시간을 건너 아영을 제대로 애도할 수 있게 된다. 《나름에게 가는 길》은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야 했던 사람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를 쓴다”는 전삼혜 작가의 소개말처럼 외로운 사람에게 가만히 다가서서 상실을 돌아볼 곁을 내어준다.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50권의 책으로
‘단 한 편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