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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양장
저자 이혁진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4-02-21
정가 13,000원
ISBN 9791171717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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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늙고 미친 여자가 이 하찮은 일에 자기 목숨을 걸었다고”
인공지능이 주체가 된 시대, 우리를 구원하는 가장 인간적인 것

장편소설 《사랑의 이해》 《관리자들》 《광인》 등을 출간하며 계급적 차이에서 오는 개개인의 서로 다른 입장과 미묘하게 비틀린 관계의 결을 포착해온 작가 이혁진의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이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신작에서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활보하는 근미래, 자동차 회사에 초점을 맞춘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사회적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윤리적 딜레마가 교차하는 가운데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기술 사회의 복잡성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고도로 발달한 기술이 인간의 교육과 이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시대.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슈마허’를 개발하는 데에 성공한 기술자 ‘재호’에게 풀기 어려운 문제가 주어진다. 바로, 그의 아들인 ‘건주’가 걸을 수 있음에도 걷기를 포기하고 아동용 이동 의자인 ‘무버’에게 온전히 의존하기를 선택한 것. 인간의 이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슈마허 개발에 온 젊음을 바쳐왔지만, 막상 점점 걷는 능력을 잃어가는 아들의 모습 앞에서 재호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난감할 뿐이다. 한편, 대중의 찬사와 시장의 기대치에 힘입어 슈마허의 판매량은 점차 높아가고 회사의 앞날엔 장밋빛 미래가 펼쳐진다. 단, 그날의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말이다.
폭설이 쏟아지는 겨울의 어느 날, 학원 재단 이사장 한영인은 멀리서 뛰쳐오는 어린 여자아이에게 부딪혀 함께 도로로 굴러떨어지고 마주 오던 슈마허에 치이고야 만다. 병실에서 깨어난 영인은 자신을 향해 덮쳐오던 슈마허를 향한 생생한 분노에 사로잡힌다. 몇 해 전 남편과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인간에게 허용된 모든 감정을 잃어버린 것만 같던 영인은 오랜만에 “그 분노가 일깨우는 자신의 존엄을”(153쪽 새삼 깨닫는다. 어떠한 합의도 어떠한 타협도 없이 사고의 정황을 명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