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지성이자 『제2의 성』으로 페미니즘을 혁신한 사상가
공쿠르상, 예루살렘상, 오스트리아 국가상 수상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가 체험한 계약 결혼과 실험적인 삼각관계를 바탕으로
인간의 자유와 존재의 불안을 탐구한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
『제2의 성』을 발표하며 실존주의 철학과 페미니즘 사상에 현저한 영향을 끼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첫 장편 소설 『초대받은 여자』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1943년, 실존주의의 경전이자 20세기 최대의 철학적 성취로 평가받는 장폴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와 같은 해에 발표된 이 작품은 실험적인 계약 결혼, 사르트르와 제자 올가 코사키에비치를 둘러싸고 빚어진 삼각관계를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그려 낸, 일종의 실화 소설(Roman a clef로서 크게 주목받았다. 그러나 오직 실화(삼각연애의 진상에 입각해서 『초대받은 여자』를 독해한다면 자칫 이 작품이 지닌 깊이를 간과할 수 있다.
보부아르 스스로 언급하였듯이, 이 작품은 다양한 개별적 사례를 구현하는 등장인물의 힘을 빌려 실존에 대한 추상적 사유를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빚어낸 ‘형이상학적 소설(roman metaphysique’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초대받은 여자』의 세 주인공(프랑수아즈-보부아르, 피에르-사르트르, 그자비에르-올가 코사키에비치 및 그들을 관찰하는 주변 인물들(피에르의 동생 엘리자베트, 프랑수아즈의 제자 제르베르은 보편적 실존 상황을 대변하는 구체적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보부아르는 과연 무엇을 논변하기 위해 이러한 장치를 마련해 두었을까?
보부아르는 『초대받은 여자』를 시작하기에 앞서,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인용한 “모든 의식은 저마다 다른 의식의 죽음을 좇는다.”라는 문장을 굵게 새겨 두었다. 여기서 짐작할 수 있듯이, 보부아르가 다종다양한 실존 상황 중 프랑수아즈의 사례를 통해 특히나 들려주고자 한 바는, 바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이 직면할 수밖에 없는 충돌과 갈등이다. 예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