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출신으로 평생 비판적 마르크스주의를 견지했던
유럽 아트 시네마의 거장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 세계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은 최고 수준의 작품 세계를 보여 준 유럽 아트 시네마의 거장이다. 연극, 오페라를 연출하고 그림에도 재능을 보였던 비스콘티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장 르느와르 감독 밑에서 영화 경력을 쌓기 시작했지만 곧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강박관념>(1943으로 네오리얼리즘의 창시자 중 한 명이 되었고, 이후 <센소>(1954, <로코와 그의 형제들>(1960, <레오파드>(1963, <베니스에서의 죽음>(1971, <루트비히>(1973 등을 통해 역사와 가족, 개인의 관계를 탐구해 나갔다. 소재와 주제의 폭이 넓고 깊어지는 와중에도 그는 비판적 마르크스주의자로서의 입장을 잃지 않았다. 동성애자이자 이탈리아 유수의 귀족 가문 출신이었던 그의 이런 태도는 작품을 보다 복합적이고 중층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비스콘티가 다른 감독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부분은 역사를 다루는 그의 탁월한 솜씨다. 비스콘티의 영화들은 계급과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 주는데, 이를 통해 현재의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이를 어떻게 재현해야 하는지 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가 역사를 제시하는 방식은 한 개인을 통해서이지만, 이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치밀하고 깊이가 있다. 그가 표현한 리얼리즘은 세계의 핵심을 파고드는 방식이었다. 유럽 역사, 특히 이탈리아 역사에 대한 비스콘티의 해석은 기본적으로 그람시의 접근법을 따른 것이다. 또 그는 루카치가 지적했던 유럽 리얼리즘의 가치들을 20세기 후반에 어울리는 매체인 영화의 형식으로 변환하고자 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비토리오 데 시카, 로베르토 로셀리니 등 비스콘티와 동시대의 이탈리아 영화계 거장들 중에서도 비스콘티는 가장 기복 없이 성공한 감독이다. 그의 영화들 대부분이 흥행이나 비평, 혹은 그 둘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즉 비스콘티 영화가 갖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