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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전쟁 이후의 세계 : 다원 패권 시대, 한국의 선택
저자 박노자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2024-02-20
정가 20,000원
ISBN 979117213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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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전쟁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방법

1부 “혁명의 국가” 소련은 어떻게 침략 전쟁의 주역이 됐나
소련의 폐허에서 러시아의 미래를 예측하다: 다시 보는 소련 망국 30년
21세기의 러시아 혁명은 가능한가
푸틴주의: 국가, 군대, 정교회의 삼위일체
‘러시아 혐오’의 실체는 무엇인가
러시아의 반전운동은 왜 미약한가
각자도생 사회에서 반전운동은 가능한가
러시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1930년대가 주는 교훈
“현실 사회주의” 실험은 무엇을 남겼는가: 소련 출범 100주년
러시아는 왜 성공한 개발 국가가 되지 못하는가
푸틴 독재를 옹호하는 지식인은 누구인가
중?러의 헤게모니 전략은 성공할까
왜 소련은 몰락하고 중국은 살아남았나

2부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가
전쟁은 러시아의 ‘발전 전략’인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러낸 것들
러시아는 왜 전시 동원 모델을 선택했나
푸틴의 도박은 성공할까
문화는 어떻게 침공을 가능케 했는가: ‘제국’과 ‘전쟁’으로 구성된 문학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패권 지형을 어떻게 재편할까
‘힘의 공백’ 이후, 세계는 어디로 가는가
국가의 귀환은 세계 질서를 어떻게 바꿀까: 우크라이나 침략 1주년을 돌아보다
하층계급은 왜 전쟁에 동조하는가
‘친척 민족’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왜 싸우는가
러시아, 침략의 논리
러시아는 왜 이렇게 호전적인가

3부 한국과 러시아,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한?러는 왜 ‘진짜 남자’에 열광하는가
두 개의 군사주의: 러시아와 한국
‘주변부 콤플렉스’로 하나 되다
한?러, ‘피해자 민족주의’를 공유하다
‘헤게모니적 민족주의’라는 공통분모
역사 교육은 어떻게 ‘제국’을 정당화하는가
한국적 정치 다원주의와 러시아적 정치 일원주의
중?러에 비판적인 좌파가 필요하다
푸틴의 협박은 한?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은 러시아를 어떻게 인식해왔는가: 환상과 환멸의 역사
신권위주의는 어떻게 외로운 청년들을 사로잡았나
푸틴과 박정희
전쟁을 ‘발전 전략’으로 삼은 푸틴의 러시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 배경인 소련 붕괴 후의 러시아 사회를 알아야 한다. 통속적으로나마 15개의 산하 공화국을 하나로 묶었던 소련 공산당의 좌파 이데올로기는 오늘날 러시아의 침공을 정당화하는 국가주의적 민족주의로 대체됐는데, 이는 푸틴 체제의 억압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 책은 반전운동을 조직하고 이끌 정치 세력의 부재에 주목한다. 대부분의 국내 제조업체가 군수업체나 군수업체의 유관 기업이라 많은 노동자가 푸틴의 군사주의를 지지하는데, 러시아의 주류 좌파 정당인 연방 공산당은 이들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전쟁에 반대하는 일부 자유주의 정치 세력이 있지만, 소련 붕괴 이후 급속한 자본주의화가 낳은 폐해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게다가 소련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회적 공동체가 해체돼 러시아는 “각자도생에 골몰하는 수많은 개인과 가족들의 모래더미 같은 집합체”(51쪽가 됐다. 강력한 반전운동이 조직되지 못한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의 러시아가 전쟁을 일종의 ‘발전 전략’으로 삼았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군사 부문에서 미국 다음의 ‘2위 대국’인 러시아로서는 전쟁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이라는 것이다. 강철, 망가니즈, 우라늄 같은 자원을 보유한 ‘옛 러시아 제국’의 영토, 우크라이나를 “수복”해 국제 경쟁에서 보호받는 경제 영토 안에서 자본을 육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서방과도 경쟁할 힘을 갖춘다는 것이 러시아의 구상이다.

이런 ‘발전 전략’의 시행은 미국 패권의 쇠락과 맞물려 있다. 2008년 경제공황, 중국의 경제적 부상 등은 세계 질서의 정점에 있던 미국의 추락을 보여주는 사건이었고, 푸틴의 러시아는 이 시점을 ‘발전 전략’을 추진할 적기로 판단했다.

다원 패권 체제와 윤석열 정부의 실패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전쟁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침략 그 자체가 아니라 침략을 계기로 분명해진 세계의 변화다. 중국,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