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상의 기습
여학교 앞에 바바리맨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용모단정한 분만 지원해주세요
이거 다 못 먹죠? 좀 덜어갈게요
팔자 센 딸? 절대 안 돼!
아드남 안 계세요? 따님은 상주 못 해요
2 제도권 바깥
성매매 합법화하면 여자들도 좋은 거 아니야?
차별금지법 반대하면 차별주의자?
법적 보호자 모셔 오세요
군대 안 갔다 왔으면 말을 하지 마!
한국에 구조적 성차별은 없습니다
3 미디어의 배신
무슨 애가 이렇게 ‘애다운 맛’이 없어
역시 국민 할머니!
PC가 영화를 다 망쳐놨어
저렇게 입고 무슨 정치를 한다고
4 침묵하라는 클리셰
요즘 여자들 너무 이기적이야
그러게 왜 그런 놈을 좋아했어?
피해자라면서 왜 저렇게 당당해?
너만 참으면 모두가 행복해
야, 너도 페미해?
나의 일상이 자유롭지 않다면
그걸 방해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본 독자 중엔 ‘이렇게 쪼잔한 일로 책까지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맞다. 쪼잔하다면 쪼잔하고 쩨쩨하다면 한없이 쩨쩨한 에피소드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 쪼짠하고 쩨쩨한 일들을 대한민국 여성 대다수가 경험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것이 비록 시시콜콜한 것이어도 여성에겐 반드시 적용하거나 쉽게 허용하지 않겠다는 집념이 느껴지지 않는가?
먹는 것부터 입는 것 쓰는 것 행동과 감정까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차별은 꾸준하고 은밀하게 지속되어 왔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여성들이 스스로와 불화하는 방향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거대한 벽을 허물 용기가 없어서 또다시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춰버리는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냐며 한발 양보하기를 선택한다. 그런데 적어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양보나 배려가 미덕이 아니다. 더 세분된 차별을 야기할 뿐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담론의 전환이 아니라 일상 속의 사소한 변화’라고 말한다. 당장 벽을 부술 용기가 없다면 입고 먹고 쓰는 것부터 하나씩 바꿔보라고 제안한다. 단, 사회가 요구하는 것 말고 스스로 원하는 걸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나둘 지워진 나를 찾다보면 일상의 자유는 물론 평등한 삶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책 속에서
이미 우리는 너무나 많은 여성을 잃었고, 또 잃고 있다. 잘못되었다는 것이 증명된 믿음이 옳은 방향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반복한다면 새로운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다.
--- 「팔자 센 딸? 절대 안 돼!」 중에서
차별금지법의 기본 목적은 우리 모두가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고 자유로운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나이, 외모, 성별, 학력, 종교,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