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판 _ 시인의 말
초판본 _ 시인의 말
1부. 칼로 타이어를 쑤시듯
문자의 힘|내장 환하게 화창한 하루가|새털구름|…최악을 다하겠습니다|구름이 높아 보이는 까닭|부탁을 거절하며|거울|입|아무리 일러줘도|화병火病|욕조|카리스마|인심|원수|어머니|수심獸心|울음인지 웃음인지|그을음이 된 울음|입김|(입김|밑|성욕|잡념과 집념|추억
2부. 누가 심장을 뛰어내리는가
달의 마음|연애|심장이 올라와 있다|도끼|눈길|강물|칼|그런 일이 일어나겠는가|달에 살다|견자見者|(견자|성교|갑옷도 없이|애들이 나빠 봐야 얼마나|봄밤|방파제|누이들|족보|배터리도 없이|11월|연하장|샅|행성|교산蛟山|허평선虛平線|모든 밤
3부. 타인도 저마다 유일무이한 나라이거늘
언제나 처음 내리는 비처럼|꽃다지|조동진|우리가 사람이라면|겨울비|가을과 겨울|이후의 감정|사랑의 눈동자
사람의 눈에는 그 사람의 심장이 올라와 있다
― 박용하 시집 『견자』 17년 만에 개정 복간
<달아실어게인 시인선> 네 번째 작품으로 박용하 시인의 시집 『견자』가 출간되었다.
『견자』는 2007년 열림원에서 나온 박용하 시인의 네 번째 시집으로 당시 사회의 “타락한 말”에 대한 냉소와 개탄을 통렬하게 담아내어 평단과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시집 『견자』에 대한 평을 몇 개만 살펴보자.
랭보 이후, ‘견자’라는 개념은 하나의 문학적 아우라로 기능해왔다. 박용하의 『견자』가 지속적으로 랭보의 시론(詩論을 연상시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략 박용하의 ‘견자’는 결코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의 세계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순간의 영원”에서 “하늘 눈동자가 열리는 소리”(「배터리도 없이」를 듣는다. 그러므로 그는 “고통받는 자”가 아니라 “고통하는 자”(「강물」이며, 사랑받는 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자이다. 견자, 순간에서 영원을 보고, 언어의 길이 닿지 않는 곳에 언어의 그물을 드리우는, 그러면서도 끝내 인간과 말을 그리워하는 존재. 이 이율배반의 심적 상태는 침묵을 잃어버린 말들이 넘쳐나는 이 세계에 대한 비판을 함의하고 있다. (중략 이처럼 ‘말’로 상징되는 언어에 관한 자의식은 『견자』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이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견자(見者의 시선과 언어가 맺는 상관성을 암시하는 시적 장치처럼 보인다. 그는 “말만 많은 것들”의 말이 아니라 “여벌이 없는 것들”(「입김」이 내뿜는 침묵의 언어를 소망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의 세계를 신뢰하지 않는다’라는 진술이 언어에 대한 단순 부정으로 읽혀서는 안 된다.
― 고봉준(문학평론가
박용하의 네 번째 시집 <견자>(見者, 열림원, 2007에는 유독 말의 타락을 개탄하고 냉소하는 시들이 많다. 예컨대 다음 구절에 시인의 의도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믿음을 걸고 나열하는/ 줄줄 새는 낙원의 말들 앞에서/ 주워 담을 길 없이 떨어지는 가을날의 잎들처럼/ 입은 철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