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시대에 인간성의 깃발을 드높인 작가’ 헤세의 기념비적 작품
‘자기 탐구의 길’을 개척한 성장소설의 걸작
194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한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독일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 헤르만 헤세. 그의 작품 중에서도 청소년기 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페터 카멘친트》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등의 성장소설들은 답답한 교육 현실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한국의 청소년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오랜 세월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데미안》은 자아와 내면 탐구의 길을 개척한 작품으로서 그 명성이 높다. 하지만 종교와 철학 및 심리학적 맥락을 파악하고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에 다소 난해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란 부제를 단 이 소설은 싱클레어라는 청년의 회고록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데미안이라는 신비로운 인물을 만남으로써 자기 본연의 모습을 각성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며 성숙해가는 청년의 내면세계를 그리고 있다.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한 청년의 치열한 내적 성장기
부르주아 가정에서 자란 라틴어 학교 학생 싱클레어는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불량소년 프란츠 크로머의 마수(魔手에 걸려들어 점점 어두운 세계로 빠져들고, 부모와 누이들이 있는 밝은 세계에서 멀어져가는 자신의 모습에 극심한 갈등과 고통을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데미안이라는 어른스럽고도 신비로운 전학생이 싱클레어에게 다가온다. 그는 성서의 카인과 아벨 이야기에 나오는 카인의 ‘표시(標示’에 대해 기존의 상식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편, 크로머의 괴롭힘에서 싱클레어를 구해준다.
데미안의 말과 행동은 싱클레어를 혼란시키는 동시에 점점 그를 감화시키면서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데미안은 무의식의 영역, 꿈의 영역, 그리고 영감의 영역까지 파고들어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도록 싱클레어를 인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