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면서
-나의 심리학하기 여정: ‘포함’에 이르기까지
1. 우리판 ‘여자의 일생’
2. 우리나라 여성들이 정신 차리고 산다는 것
3. 여성의 삶과 갈등세계에 대한 심리적 이해
4. 집안과 일터에서 기대되는 여성의 자질
5. 우리나라 여성의 심리구조와 심리분석학
6. 우리나라 여성의 행동유형과 여성운동
7. 우리나라 가정주부의 윤리
8. 우리의 폭력성, 우리의 해석
9. 우리의 문화현상과 행동특성
10. 우리의 삶에 종교가 차지하는 자리
11.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
참고문헌
서구의 심리학으로는 풀리지 않는 오늘날 한국여성의 분열적인 삶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지?’
오늘날 한국사회에는 밑도 끝도 없는, 그러나 좀처럼 가시지 않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더도 덜도 말고 남들 하는 만큼만 하자’는 마음으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버티는 여성들이 가득하다. 나이와 형편을 불문하고 거의 모든 한국여성은 배운 바를 살려 살 수 없거나 가족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는 듯한, 이도저도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갈등하며 살아간다. 학교나 책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자아를 계발할 수 있으니 자신만의 꿈과 가치관에 따라 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실제의 삶은 다르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마련하기보다는 어른들 말씀에 잘 따라야 하고, 내 꿈을 이루는 것인지 부모님의 꿈을 이루는 것인지 헷갈려하며 학창시절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미혼일 때는 적령기에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결혼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이 시작된다. 많이 배웠고 다양한 경험도 해보았기에 자신은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자신만의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막상 결혼을 하고보면 남편과의 갈등부터 친정과 시댁 사이의 갈등까지 순조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연애할 때와 달리 남편과의 대화도 오히려 줄어들고 아이들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전업주부들은 가족들의 기대에 따라 살다보니 이루지 못한 꿈을 아쉬워하며 ‘하는 일 없이 논다’고 자신을 비하하게 된다. 반면 취업주부들은 개인이 이루는 성취에 만족하면서도 자신에게 중요한 가족들에게 소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늘 안고 산다.
최근 한국에서 심리학 도서들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배운 바대로 살아지지 않는 답답한 현실을 경험하며 다시 책으로 돌아가 답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서구 심리학을 본 따온 책을 읽고 상담치료를 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