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푹신한 뭔가에 기대어서 눈을 감고 있는 거북이의 표정은 충만함 그 자체에요.
꽉 찬 만월의 달과 묘한 조화를 이룬 배경의 표지에서
거북이가 진짜 진짜 멋진 친구를 찾았다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지요. 이날 하루 거북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책장을 넘기는 순간 독자는 시간을 거슬러 거북이의 친구 찾기 여정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7컷 만화로 구성된 도입부에서 거북이는 자못 비장하면서도 코믹한 동작으로 뭔가를 찾고 있는데요.
오늘은 꼭 마음에 드는 친구를 찾겠다는 결심과 함께 대자연의 풍광이 펼쳐지고 그 속에 자리한 동물들의 등장과 더불어 ‘과연 거북이의 친구는 누가 될까?’ 호기심을 자아내지요.
그러나 거북이는 달팽이부터 스컹크, 원숭이, 공작, 표범, 코끼리
제각기 다른 몸집과 특성이 있는 동물들을 일일이 퇴짜 놓으며
‘다 별로야’라고 트집 잡고 마네요.
그런 거북이한테 누군가 스윽 다가왔어요.
아주 아주 천천히 느리게 말이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느림보 거북이조차 답답해할 정도로 말이에요.
빨리 지나갈 수 없겠냐는 거북이의 호통에 화들짝 놀라 몸이 붕 떴다가 떨어지는 속도조차 상상 초월로 느려터진 상대는 바로 나무늘보였어요
그런데 거북이를 향해 ‘안녕 친구’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게 아니겠어요? 이에 거북이는 발끈하고 말지요.
‘너처럼 느린 친구는 별로라면서요.’
그러면서 거북이는 아주 멋진 친구를 찾는 중이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앞에서 트집 잡던 동물들의 특성을 조합한듯한 이상형을 그리면서요.
나무늘보는 자신이 별로라고 말하는 것에 불쾌해하기는커녕
거북이보다 더 설레하며 함께 찾아주겠다고 나섰어요.
나무 꼭대기에 가면 해지기 전에 찾을 수 있을 거라며 앞장서는 나무늘보! 무심코 따라나서던 거북이는 그만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지요. 거꾸로 뒤집힌 채 나무를 탈 줄 모른다며 바둥대는 거북이에게
나무늘보는 기꺼이 손을 내밉니다.
그렇게 나무늘보는 거북이를 등에 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