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언덕으로 이루어진 영원의 도시
고대 로마의 작가며 철학자인 키케로는 로마를 ‘일곱 언덕으로 이루어진 도시’라고 하였고, 시인 프로페르치우스는 ‘영원한 일곱 언덕의 도시’라고 하였으며, 베르길리우스는 ‘일곱 성채’라고 했다. 오늘날 거대한 노천박물관이 된 로마의 유적지와 골목을 일곱 언덕을 따라 걸어본다. 책의 순서는 언덕 이름으로 했다.
첫째 언덕, ‘팔라티노’는 고대 로마의 역사를 가장 많이 간직한 곳이다. 이 언덕 아래 펼쳐진 로마 공회당 유적지와 언덕 위에 있는 옛 황제들의 궁전터가 그것을 대변한다.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 개선문, 베스파시아누스 황제 신전, 콩코르디아 신전, 에밀리아 공회당, 원로원, 사투르누스 신전, 율리아 공회당, 율리우스 카이사르 신전, 베스타 신전, 티투스 황제 개선문, 마메르티눔 감옥, 트라야누스 황제 공회당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유적지가 여기에 있다. 수많은 황제와 철인들의 어록이 부서진 건물에 배어 있으며, 떨어져 깨진 돌덩이 하나에도 누군가의 손길, 발길이 닿아 있는 역사다.
둘째 언덕 ‘카피톨리노’는 작지만, 로마의 중심이 되었던 곳으로, 흔히 ‘카피톨리나의 삼신(triade capitolina’으로 알려진 로마의 삼신(三神, 즉 유피테르, 유노, 미네르바 신에게 헌정한 가장 신성한 언덕이다. 이들은 로마의 수호신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오늘날 로마 시청 본관이 이 언덕에 있는 것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에밀 졸라는 “이 언덕에 세워진 신전으로 제국의 승자는 들어갔고, 신들의 동상 아래에서 황제는 신으로 승격되었다. 이토록 작은 공간에서 커다란 역사와 영광이 있을 수 있다니!”라고 언급하며 이 언덕의 중요성을 간파하였다.
셋째 언덕, ‘아벤티노’는 작지만 의미 있는 곳이다.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자라난 곳이고, 로물루스가 동생 레무스를 꺾고 첫 권좌가 자리한 곳이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지금까지 주류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자 할 때